북, 고체연료 추정 탄도미사일…한국 ‘킬체인’ 무력화 우려

이근평 2023. 4. 1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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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나섰다. 발사 전 선제타격 개념인 ‘킬 체인’을 무력화하기 위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오전 7시23분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 한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1000㎞를 날아가 일본 홋카이도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졌다.

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험발사했던 체계와 다른 방식의 탄도미사일”이라며 “중거리(IRBM)급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상 각도 발사를 전제로 사거리 3000~5500㎞는 IRBM, 5500㎞ 이상은 ICBM으로 분류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군 당국은 특히 이번 미사일이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순간 화염이 주변으로 퍼지는 반면, 액체연료 미사일은 화염이 촛불처럼 모인다. 여기에 항적의 형태, 속도 등도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고체연료를 쓰면 순간 추력이 강하기 때문에 액체연료를 쓸 때보다 상승 단계에서 속도가 더 붙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은 기존 KN-23 등 사거리 1000㎞ 이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사거리 1000~3000㎞인 준중거리(MRBM)급 북극성 계열 미사일에는 고체연료 기술을 적용했지만 IRBM급 이상인 화성 계열에는 이 같은 기술이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연료와 산화제를 혼합해 고체로 만드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혼합될 경우 의도치 않은 폭발로 이어질 수도 있어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다. 고체연료는 미사일 발사 준비시간이 짧고 연료를 실은 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한·미의 발사 징후 포착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이는 군 당국이 최근 강조하는 3축 체계 중 킬 체인에 치명적이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지난 2월 열병식 당시 9축 이동식 발사대(TEL)에 실려 등장한 고체연료 ICBM의 초기 시험발사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2021년 1월 열병식에서 공개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5ㅅ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SLBM인 북극성-1형을 기반으로 지상 발사형인 북극성-2형을 개발한 전례가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고체연료 기반의 IRBM을 거쳐 최종 ICBM으로 나아가는 수순이라고 가정하면 이번에 IRBM급 제원으로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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