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호 ‘아시아 정복’ 대장정 시작됐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유럽파 선수들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코칭스태프 전략 회의, 아시안컵 조 추첨식 참석, 베이스캠프 점검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해외파 점검의 첫 일정은 캡틴 손흥민(토트넘) 면담으로 정했다. 오는 15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트넘과 본머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할 예정이다. 최근 EPL 무대에서 개인 통산 100골 고지에 오른 손흥민에게 직접 축하 인사를 전하고, 소속팀 토트넘 구단 관계자들과 미팅도 할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과거 토트넘에 두 차례(1994~95, 1997~98) 몸담으며 총 56경기에서 30골을 몰아넣어 토트넘 레전드 대우를 받고 있다. 손흥민의 몸 상태를 점검하는 게 주목적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금의환향’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그는 이어 스코틀랜드 킬마녹으로 건너간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킬마녹과 맞붙는 셀틱의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의 경기를 지켜본 뒤 현장에서 격려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후 이탈리아로 자리를 옮긴다. 오는 19일 나폴리에서 열리는 나폴리와 AC밀란(이상 이탈리아)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관전할 예정이다. 김민재의 플레이를 보는 게 목적이었지만,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불발돼 선수 면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민재는 축구대표팀의 디펜스 라인을 이끄는 핵심 수비수지만, 지난달 A매치 2연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았다. 대표팀 동료들과 불화설까지 겹쳐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듣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이어 독일로 건너간 클린스만 감독은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잇달아 만난다. 22일 마인츠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23일 프라이부르크와 샬케04의 경기를 관전하며 두 선수의 움직임을 꼼꼼하게 살핀다.
클린스만 감독이 유럽을 누비는 동안 현지에 상주하는 대표팀 코치들이 합류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일정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가 동행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파올로 스트링가라(이탈리아) 코치가 보필한다. 독일에 머물 땐 안드레아스 쾨프케(독일) 골키퍼 코치가 함께 한다.
같은 기간 K리거들은 차두리 테크니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김 코치가 챙긴다. 동선이 맞지 않아 방문이 무산된 이강인(마요르카),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등은 스트링가라 코치가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다음 달엔 본격적으로 아시안컵 본선 준비에 매진한다. 7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포스트 월드컵 코칭 포럼에 FIFA TSG(테크니컬스터디그룹) 멤버 자격으로 참여한다. 이어 11일엔 AFC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식 현장에서 직접 대진표를 확인할 예정이다. 도하에 머무는 동안 내년 1월 아시안컵 본선 기간 중 대표팀이 사용할 베이스캠프 점검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4~5월 사이에 바쁜 일정을 소화한 이후 대표팀 운용 계획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6월 A매치에선 실질적인 ‘클린스만 1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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