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급 기밀문서 유포자' 군부대 근무 20대 男 추정"

디스코드서 '터그 셰이커 센트럴' 채팅방 개설
닉네임은 OG…군 보안 관련 근무한다 밝히기도
청소년 회원 등 25명 모집…회원 절반 외국인
인터뷰한 회원 "OG신원 발설 안 할 것"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국방부 펜타곤 건물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전략과 한국 등 동맹국들에 대한 미 정부의 감청 등이 담긴 1급 문서유출 용의자가 군부대의 보안과 관련해 근무하는 20대 남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미 정부 기밀문서 유출이 이뤄진 음성과 화상통화,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을 이용한 남성 회원 2명과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모두 청소년으로 보호자 동의를 얻어 취재를 진행했다.

WP에 따르면 회원들이 지목한 유출자는 '터그 셰이커 센트럴'(Thug Shaker Central)라는 이름으로 2020년 개설된 채팅방의 방장 'OG'였다.

OG는 20대 남성으로 군사 기밀을 다루는 보안 시설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 애호가인 OG는 디스코드에서 총과 군사장비, 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화방을 만들었다.

이 채팅방 구성원은 대부분 10대 청소년 남자아이들로 OG는 초청에 의해 회원가입을 받고 미성년자 포함 약 25명의 남성 회원을 확보했다. 절반은 유럽, 아시아, 남미 출신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람도 포함됐다. WP와 인터뷰한 한 회원은 특히 동유럽과 구소련권 국가 출신들이 기밀 자료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회원들은 OG가 이상한 약어와 전문 용어가 포함된 메시지를 초반에 게시했을 때는 사람들이 초반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한 회원들은 그가 자신이 정부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 시설 쪽에서 근무하며 미국 정부가 일반인에게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사진을 게시하면서 회원들이 믿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OG는 초반에 회원들에게 기밀문건 내용을 손수 복사본을 만들어 제공했지만 수백 개의 기밀 파일을 손으로 재가공하는 것이 귀찮아지자 나중에는 사진을 찍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OG는 정부에 대해 어두운 시각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밀문건 유포가 이뤄진 대화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를 저격하기 위한 것으로 OG가 이번 전쟁에서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한 회원은 말했다.

유포 문건에는 정치인들의 위치와 동선, 군 병력 관련 전술 정보, 지정학적 분석, 외국 정부의 미 선거 방해 공작에 대한 분석 등이 포함됐다. 또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상세 도표, 러시아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전력시설 파괴 결과를 보여주는 첩보 위성 사진, 북한 미사일의 미 본토 타격에 대한 잠재적인 궤적 도표 등도 있었다.

OG는 회원들에게 유포한 문건의 유출을 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 했지만 유포된 문서가 지난달 4일부터 디스코드 다른 곳에 공유되고 급기야 최근 언론 보도로 논란이 일자 지난달 중순부터 기밀문건 게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OG는 대화방 회원들에게 존경받는 인물로 WP와 인터뷰한 회원들은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응원했다. 이들 회원은 그가 똑똑한 사람이며 힘이 세며 무장을 하고 훈련받았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다른 사이트로 넘어간 OG와 연락 중인 한 회원은 그가 체포되거나 미국에서 도망칠 수 있을 때까지 그의 신원이나 위치를 정부 기관에 누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스코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사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국방부가 지난주 유출 사건을 언급한 직후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현재까지 사법 당국은 아직 이들 채팅방 회원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