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우유값' 총선…밀크플레이션에 놀란 모디

권해영 2023. 4. 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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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우유값이 내년 총선을 앞둔 인도의 정치지형을 흔들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으로 민심이 악화되면서 3연임을 노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도 정부는 2021~2022년 회계연도에 3억9159만 달러 규모의 우유를 수출했는데, 이는 전년(3억2196만 달러)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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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우유값 9% 넘게 올라
곡물 가격 오르자 사료값도 ↑
우유, 인도 빈곤층에 '그림의 떡'

치솟는 우유값이 내년 총선을 앞둔 인도의 정치지형을 흔들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으로 민심이 악화되면서 3연임을 노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인도의 우유 평균 소매가격은 리터랑 57.15루피다. 전년 동기 대비 12% 오른 수준이다.

인도의 우유값 상승은 정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인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앙은행 목표치인 6%를 밑돌았다. 하지만 개별 품목인 우유는 9.31%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빈곤층의 가계엔 최근 가격이 뛴 우유와 유제품이 장바구니에 담기조차 어려운 '그림의 떡'이 된 것이다. 반면 부유층에겐 우유와 유제품이 그들의 부와 지위를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고 현지 외신들은 전했다.

우유값 상승의 주범으로는 작황 부진에 따른 사료값 인상, 우유 수출 증가 등이 꼽힌다.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사료값이 뛰고, 다시 우유값을 밀어올리는 양상이다. 인도에선 예년보다 많은 강우량과 폭염으로 지난달 곡물 가격이 무려 15.27% 뛰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식료품점이 문을 닫고, 우유·유제품 수요 감소로 가축을 기르는 농가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우유 판매 수익이 줄어드니 가축 사육이 어려워지고 결국 최근 우유 공급 축소,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해외에 내다 파는 우유는 증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21~2022년 회계연도에 3억9159만 달러 규모의 우유를 수출했는데, 이는 전년(3억2196만 달러)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인도 현지 언론들은 내년 여름 총선을 앞둔 모디 정부에 우유가 잠재적인 정치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디 정부는 14억명 인도 인구 중 빈곤층에 속하는 8억명에게 매달 쌀, 밀을 무료로 제공하는 식량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가 급등하자, 인도인들은 정부에 추가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빈곤층이 가장 두터운 국가인 인도에서 재선 도전을 준비하는 모디 총리에게 우유 가격 안정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하지만 우유값은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아이스크림, 요거트 등 유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우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공산이 크다. 마다비 아로라 엠케이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우유 수요가 정점을 찍는 시기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 공급이 더욱 부족해질 것"이라며 "올해 우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인도의 정치 칼럼니스트인 니르자 초드리 씨는 "우유 가격 상승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라며 "이 문제가 쟁점이 될 지는 야당에 달렸다. 야당이 이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국민들이) 특정 방향으로 투표하게 만드는 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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