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경기침체’ 등장한 FOMC 의사록 [3분 미국주식]
美 3월 헤드라인 CPI 5.0%…인플레 둔화
FOMC 의사록에 “올해 하반기 경기침체”
다가오는 경기침체 앞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는 미국 뉴욕증시를 상승 반전할 동력이 되지 못했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5.0%로 내려온 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헤드라인(전년 동월 대비치) 상승률을 확인하고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들의 경기침체 전망에 힘을 잃고 13일(한국시간) 하락 마감했다. FOMC 구성원들은 미국의 경기침체 탈출을 위한 소요 기간을 2년으로 내다봤다.
미국 노동부는 뉴욕증시 개장을 1시간 앞둔 지난 12일 밤 9시30분 3월 CPI를 발표했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5.0%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에 취합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인 5.1%,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에 제시된 5.22%를 모두 밑돌았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고 9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6.0%였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의 5%대 진입은 2021년 9월(5.4%)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상승률은 2021년 5월(5.0%)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큰 변동성을 나타내는 에너지·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6%로 집계됐다. 지난 2월 5.5%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근원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클리블랜드 연은 전망치인 5.66%를 밑돌았다. 2021년 하반기부터 급속하게 나타난 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3월 CPI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를 완화할 재료로 꼽힌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2021년 11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으로 긴축을 시작했다. 지난해 3월부터 ‘제로’(0%) 수준이던 금리를 높여 시장에 풀린 유동성의 흐름을 동여맸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4.75~5.00%다.
5.0%로 내려온 헤드라인 CPI는 시장에서 고금리 국면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증시의 장 초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100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만2100선을 뚫고 올라갔다.
환호하던 뉴욕증시는 연준에서 이날 공개된 FOMC 3월 정례회의 의사록을 확인하고 빠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포함한 FOMC 구성원들은 지난달 23일 정례회의에서 ‘베이비 스텝’(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아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결정까지 이틀간의 논의 과정이 의사록에 기록됐다.
의사록에서 FOMC 구성원들은 미국이 은행권 위기 여파로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침체에 들어가고, 내년 초부터 실업률 상승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OMC 구성원들의 입에서 처음으로 미국의 경기침체가 다가오는 위기로 언급됐다. 연준의 기존 입장은 올해 미국에 경기침체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FOMC 구성원들은 미국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때까지 2년을 소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FOMC 회의에서 “은행 위기의 영향을 완전하게 파악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연준의 목표치인 2%대 인플레이션을 위해 추가적인 통화정책(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반론도 있었다.
연준은 결국 미국의 경기침체를 눈앞의 위기로 평가하고도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다만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연이은 파산·폐업과 유동성 위기로 인해 FOMC 구성원들 사이에서 “한때 금리 동결이 검토됐다”고 당시 파월 의장은 실토했다.
미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2년간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준금리를 연내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FOMC 구성원들의 판단은 뉴욕증시에 충격을 가했다. 상승하던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하락 전환됐다.
S&P500지수는 0.41%(16.99포인트) 밀린 4091.95, 나스닥지수는 0.85%(102.54포인트) 하락한 1만1929.34에 마감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만 3만3646.5까지 0.11%(38.29포인트)로 낙폭을 최소화했다.
미국 4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칸항공의 지주사 아메리칸에어라인스그룹은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9.22%(1.32달러) 급락한 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20일 발표할 예정인 1분기 실적에서 주당순이익(EPS) 목표치를 상향했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아메리칸항공이 1분기 EPS 목표치를 0.01~0.05달러 수준으로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기대치인 평균 0.06달러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아메리칸항공은 또 1분기 가용 좌석의 마일당 매출이 25.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4~27% 증가할 것이라는 기존 예측의 중간 수준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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