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스탈린그라드’… 결사항전에 생지옥 된 바흐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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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가 '21세기판 스탈린그라드(현 볼고그라드)'로 묘사되며 항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바흐무트 결사 항전은 전·후방 부대가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바흐무트 르포 기사를 통해 서쪽 끝까지 밀려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상황을 전하면서 '스탈린그라드'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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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지휘관 “다른 부대가 반격할 시간 벌어야”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가 ‘21세기판 스탈린그라드(현 볼고그라드)’로 묘사되며 항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세에 몰려 있던 소련은 1942년 독일과 벌인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계기로 전세를 역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바흐무트 결사 항전은 전·후방 부대가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바흐무트 르포 기사를 통해 서쪽 끝까지 밀려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상황을 전하면서 ‘스탈린그라드’를 언급했다. 스탈린그라드가 소환된 까닭은 바흐무트 전투 역시 전쟁의 흐름을 뒤바꿀 분수령이 될 수 있어서다.
나치 독일은 1942년 소련이 미국과 동맹을 맺고 저항하자 전략적 요충지인 스탈린그라드를 침공했다. 독일군은 기갑부대를 동원해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5개월여에 걸친 러시아의 결사 항전에 패퇴한다. 이 전투로 도시는 완전히 파괴됐으며 독일군 40만명을 포함해 추축국이 80만명 이상, 소련군 100만명 이상 등 총 200만명의 사상자를 냈다.
전쟁 전까지 7만명이 살던 바흐무트도 당시 스탈린그라드처럼 무차별 포격과 총격으로 도시 전체가 괴멸된 상태다. 러시아군은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을 앞세워 북쪽, 동쪽, 남쪽 3면에서 포격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수 중인 바흐무트 지역은 20블록 폭 정도에 불과하다. 한 번의 후퇴는 러시아의 완전한 도시 점령을 의미하는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세계 일각의 철수 권유에도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군대는 소규모 병력을 꾸준히 시가전에 투입하는 한편 병력 수천명을 돌려서 도시 서쪽 지역 들판과 마을에서 진입로를 사수 중이다.
우크라이나 제93기계화여단 사령관 파블로 팔리사 대령은 “우리는 다른 부대가 탄약과 무기를 확보하고 반격에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싸우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그러면서 “탄약이 부족해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는 걸 보는 것은 사령관으로서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힘든 상황이지만 서방 동맹국들이 신속하게 물자를 조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당시 독일군은 보급로가 끊기면서 탄약과 포탄 등 전투물자와 병력을 지원받지 못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진입로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NYT는 “바흐무트에 통행 가능한 도로가 있다는 건 우크라이나 군대를 완전히 포위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이 적어도 현재로서는 실패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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