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엔 사무총장도 감시? "러시아 요구 너무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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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밀문건 유출이 논란인 가운데, 미국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감시한 정황도 나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2일(현지시각) "유출된 문건 중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등의 사적 대화가 담겨 있다"라며 "미국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요구를 과도하게 들어준다고 판단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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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자료사진). 지난해 8월 12일 윤석열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오찬에서 대화하는 모습. |
ⓒ 연합뉴스 |
미국의 기밀문건 유출이 논란인 가운데, 미국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감시한 정황도 나왔다. 국제기구인 유엔(United Nations)은 국가들 간 연합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2일(현지시각) "유출된 문건 중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등의 사적 대화가 담겨 있다"라며 "미국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요구를 과도하게 들어준다고 판단했다"라고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식량 위기가 고조되자 작년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협약과 관련해 구테흐스 총장이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러시아의 이익을 기꺼이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건은 "구테흐스 총장이 러시아의 수출 능력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라며 "이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 기업이나 개인이 관련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라고 썼다.
미 "구테흐스 총장, 러시아에 유화적"... 유엔 관리들 '반발'
문건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미국은 "구테흐스 총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는 광범위한 노력을 약화시켰다"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 미국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감시 의혹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 BBC |
보도는 또한 "미국이 유엔을 일상적으로 감시하는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런 스파이 행위 결과물이 공개되는 것은 세계 최고 외교관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매우 당혹스럽고, 또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엔 관리들은 구테흐스 총장이 러시아에 너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에 강력히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유엔 고위 관리는 유출된 문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유엔은 최빈국에 대한 전쟁의 영향을 완화할 필요성에 따라 움직인 것"이라며 "이는 식량 가격을 낮추고 비료가 가장 필요한 국가에 공급되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테흐스 총장은 러시아에 전쟁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매우 분명히 밝혔다"라며 미국의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악관 "위험한 유출... 진상 파악하려 노력"
BBC는 유출된 문서 여러 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등의 사적인 대화가 기술돼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여러 아프리카 지도자에 대한 구테흐스 총장의 솔직한 의견도 담겨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유출된 또 다른 문건에서는, 구테흐스 총장은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유럽이 더 많은 무기와 탄약을 생산해야 한다는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요청에 '실망'을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이 구테흐스 총장과 아프리카 지도자 정상회담에 관해 대화하며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을 "무자비하다"라며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 보도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BBC에 "일련의 위험한 유출(dangerous leaks)"이라며 "누가 왜 이 문서들을 유출했는지 모르며,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문건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부 전반의 다양한 정보 출처에서 나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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