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마리 보내"…'국가부도' 스리랑카서 원숭이 사려는 中속내
국가부도가 발생해 사정이 어려워진 스리랑카가 토종 원숭이 약 10만 마리를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코노미넥스트 등 스리랑카 매체에 따르면 마힌다아마라위라 스리랑카 농업부 장관은 전날 중국이 자국 동물원 약 1000곳에서 키울 관람용 원숭이로 스리랑카산 ‘토크 마카크’ 원숭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요청을 검토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판매 가격 등 수출 계약 조건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토크 마카크 원숭이는 몸길이 43~55㎝로 체구가 작은 종이다. 스리랑카에만 200만~300만 마리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나라에선 ‘불청객’으로 꼽힌다. 원숭이들이 수십 마리씩 무리 지어 다니며 농산물을 훼손하는 탓이다.
스리랑카 당국은 올해 멧돼지, 공작새 등과 함께 토크 마카크 원숭이를 보호 동물 명단에서 삭제했다. 앞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전 대통령은 “원숭이들이 작물의 3분의 1을 망치고 있다”며 대대적인 원숭이 사냥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토크 마카크 원숭이는 스리랑카에서만 흔할 뿐 실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돼 있다. 동물단체는 스리랑카의 원숭이 수출 정책에 반발하며 “중국이 그렇게 많은 원숭이를 한꺼번에 요청한 데에는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스리랑카 동물권리 보호단체인 ‘환경재단’의 자가트 구나와르다나는“중국이 왜 그렇게 많은 원숭이를 원하는지 알고 싶다”며 “식용, 의료 연구용 등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스리랑카는 지난해 연료, 의약품 등 수입 대금을 지불할 수 없을 정도로 외화 보유액이 고갈돼 어려움을 겪었다. 재정 정책 실패와 코로나 이후 급증한 대외 부채가 겹치면서다. 지난해 4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스리랑카는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벌였고 그 결과 IMF는 지난달 20일 4년 동안 30억 달러(약 3조9246억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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