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구글 소송전 나선다..."최근까지 입점 방해 계속됐다"

"구글 공정위 조사 시작 이후에도 입점 방해"

토종 앱마켓사 원스토어가 글로벌 빅테크 구글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구글의 업무방해로 인한 자사의 피해가 명백해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다.

13일 원스토어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발표 직후 원스토어가 곧바로 구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검토에 들어갔다"라며 "피해 기간이 당초 공정위에서 발표한 것보다 훨씬 길었을 것으로 보고 피해 배상금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1일 구글이 모바일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경쟁 앱마켓(원스토어)의 게임 출시를 막은 행위에 대해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에서 구글은 모바일 게임사들에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앱마켓 피처링, 해외진출 지원 등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처링은 소비자가 앱마켓을 열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게재해 주는 행위다.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구글의 해외 피처링 등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해왔다. 구글은 게임사들의 이같은 상황을 이용해, 원스토어에 같은 게임을 출시하지 않을 경우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전략을 펼쳤다.

특히 구글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를 인식해 최대한 은밀한 방식으로 게임사들에게 독점 출시 조건을 전달했다. 구글은 회사 내에서도 이같은 행위에 대한 메일을 삭제하도록 요구하거나, 오프라인 논의를 유도하는 등 최대한 관련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구글이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한 시기는 원스토어가 출범했던 2016년 6월부터 공정위 조사가 있었던 2018년 4월까지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구글의 입점 방해 행태가 2018년 이후에도 계속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근거로 2021년 10월 체결한 '국내 앱마켓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약'이 잘 지켜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든다. 당시 협약엔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국내 굴지의 게임사들이 참여했지만 체결 이후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원스토어에 새로 입점한 협약사 게임 앱은 단 4개 뿐이다. 지난해 11월 넥슨의 ‘문명:레인지오브파워'가 입점한 이후 거의 반년째 입점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후엔 방해 행위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이후에도 구글이 피처링 등을 통한 직간접적 압박을 지속했다"라며 "매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임사들로서는 구글의 눈치를 보느라 원스토어 입점을 꺼려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도 공정위의 처분에 대해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관계자는 “법 위반행위가 없었다는 구글의 입장을 소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공정위가 내린 결론에 대해 유감스럽다"라며 "공정위의 서면 결정을 통보받게 되면 신중히 검토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승소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구글은 2021년에도 공정위 조사와 관련해 '열람·복사 거부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달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