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돈잔치'와 尹대통령의 '이권 카르텔' 일갈 [데스크 칼럼]
최정우 회장이 1812주(약7억원)로 가장 많아…'힌남노 흙탕물' 씻어낸 직원들 허탈
포스코 창업 원로들 조차 "도덕적 해이와 경영리더십 실종에 실망"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재무통이다. 최 회장은 포스코 재무실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도 지냈다. 최 회장은 포스코 역사상 첫 CFO 출신 회장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이번에 재무통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회사가 2000년 초반 도입해 2006년 폐지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유사한 스톡그랜트 제도를 도입하면서 본인은 물론, 그룹사 주요 임원에게 약 100억원어치의 자사주(2만7030주)를 지급한 것이다. 스톡 그랜트는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주는 인센티브다.
포스코 관계자는 "임원들에 대한 주식 보상을 통해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스톡 그랜트 도입을 결정했다"며 "재직 기간 중에는 주식을 사고팔지 않고 의무 보유하도록 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직원들에게 비상경영을 말하면서 임원들은 성과급을 챙기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 책임경영은 감시와 보상체계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을 한번 되돌아보자.
2022년 9월 6일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는 1968년 창사 이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물에 잠겼고 하반기 이익 1조3000억원 가량이 날아갔다. 135일간 임직원과 소방대원, 해병대까지 연인원 140만명이 밤낮없이 복구에 매달린 대참사였다. 이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최 회장의 관리 소홀 책임을 묻자 회사 측은 ‘천재지변’임을 강조하며 ‘경영진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되레 수해복구가 끝나자 최 회장과 임원들에게 약 100억원어치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면서 내부 직원은 물론 외부에서 조차 과한 보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5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곤 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실적이 반토막으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금 임원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정한 리더라면 최고의 도덕적 권위와 덕성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보상은 타인의 성과부터 챙기고 책임은 가장 고위층부터 가리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지금 포스코의 모습은 어떤가.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선 이번 일로 깊은 무력감과 자괴감에 휩싸인 직원들의 분노가 읽힌다. 자기 이익만 열심히 찾는 경영자들을 보니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측도 "포항제철소 침수로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경영진 연봉은 수십억원 인상했다"며 "스톡그랜트로 돈 잔치를 벌여 올해까지 시행할 경우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다. 원하청 노동자와 지역사회 시민의 피땀은 외면하고 은밀하게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이리고 질타했다. 포스코 창업 원로들 조차 "도덕적 해이와 경영리더십 실종에 실망했다"고 한 건 그만큼 포스코 내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 “이권 카르텔”, “그들만의 리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초부터 국민을 위해 이권 카르텔 폐습을 단호히 없애겠다고 천명했다. 윤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이란 말을 공식 석상에서 처음 쓴 건 2021년 6월 29일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다. 윤 대통령이 규정한 이권 카르텔은 이렇다.
그는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이 현재의 포스코 상황과 ‘오버랩’되는 건 너무 나간 것일까.
포스코는 조상들의 피로 얻은 대가인 대일청구권자금 등을 기반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제철보국'이라는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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