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세금제도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 세수 부족 문제가 심상치 않다.
무역수지 적자, 부진한 성장률 전망 등 심각한 경제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걱정거리가 또 하나 늘어났다.
법인세와 부동산 관련 세금을 감면하였고 당연히 세수 부족 문제가 화두가 되었다.
세수 부족 문제로 정부가 다시 소득세 확대 카드를 꺼내지 않을까 두려운 심정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세수 부족 문제가 심상치 않다. 무역수지 적자, 부진한 성장률 전망 등 심각한 경제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걱정거리가 또 하나 늘어났다. 이런 문제들은 실로 오래간만의 일들이다. 무역수지 적자의 경우 과거 24년 동안 세계금융위기로 적자를 본 사례 외에는 처음 겪는 일이다. 가장 큰 우려는 이들 문제에 대응한 제대로 된 진단과 해결책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십수 년 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떠올랐다. 법인세와 부동산 관련 세금을 감면하였고 당연히 세수 부족 문제가 화두가 되었다. 더 큰 문제는 그 대책에 있었는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정부는 줄곧 낮은 보유세율은 유지하면서도 소득세율 상향, 각종 소득공제 혜택 축소 등으로 종합적인 소득세 부담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때마침 미국에서는 워런 버핏이 자기 직원들의 소득세율은 너무 높고 본인 같은 슈퍼리치들의 세율은 너무 낮다고 비판하며 100만달러(약 13억원) 이상 소득자들의 세율을 크게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버핏의 뜻은 한국으로 들어오며 크게 왜곡되었다. 한국 정부와 국회는 소득세법 개정에 ‘버핏세’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도 엉뚱하게도 버핏의 직원들 같은 연봉 1억원 내외 노동자들 부담을 크게 가중시켰다. 결과적으로 수십억 원대의 주택이나 수백억 원대의 빌딩을 이미 보유한 자들의 세금은 크게 감면되었지만 노력과 능력으로 소득을 올리고 최종적으로 그런 주택이나 빌딩을 구입하고자 하는 자들의 꿈들은 사그라질 수밖에 없었다.
유효수요(소비로 연결되는 돈)를 중시하는 경제학자들의 입장에서 보유세를 축소하고 중산층 소득세를 증대하는 세입 정책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30억원 이상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금을 1000만원 감면하는 경우보다 1억원 연봉자의 세금이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1000만원 감소할 경우 그 1000만원이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노동자들에게 소득세의 감면은 곧 소득의 증가가 되며 이 소득은 바로 소비로 연결되어 경제적으로는 승수효과(한 사람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득이 되며 돈이 돌고 도는 효과)를 높이게 된다. 과거 소득세 부담을 높여가는 동안 한국의 내수 부족 문제는 고질병이 되어가 정부의 경기부양 비용은 커지기만 했다.
세수 부족 문제로 정부가 다시 소득세 확대 카드를 꺼내지 않을까 두려운 심정이다. 소득세 확대는 곧 소득의 감소, 소비의 감소, 결국 미래 세수의 감소로 연결될 것이다. 필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소득세 공제제도를 확대하여 양극화, 출생률 등 산적한 사회문제를 완화하기를 주장한다.
재래시장에서 국산 쌀이나 중소기업 상품을 구매한 금액, 소외계층에 기부한 금액, 국내 지방 여행지에서 숙식한 금액, 출생·육아용 상품을 소비한 금액 등에 대한 소득세 공제를 크게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런 분야에서 깎아준 세금들은 선순환 효과로 결국 나라 살림에 보탬이 될 것이다.
부족한 세수를 어디서든 메꾸어야 한다면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이 가장 나쁘지 않은 세금으로 주장했던 토지보유세를 높이는 것이 길이다. 위대한 경제학자였던 케인스도, 버핏도 적극적으로 동의할 것이다.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