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들여온 ‘피자왕’ 성신제 대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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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도전한 역사죠."
한국에 피자헛을 처음 소개했던 국내 피자업계의 대부 성신제 지지스코리아 대표가 지난 2일 별세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출생인 고 성 대표는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다니던 회사의 퇴직금을 종잣돈으로 1983년 피자헛의 한국 총판권을 따내 1985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1호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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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실패 거듭하고 암투병
실패담 나누며 위로·희망 전해
“실패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도전한 역사죠.”
한국에 피자헛을 처음 소개했던 국내 피자업계의 대부 성신제 지지스코리아 대표가 지난 2일 별세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출생인 고 성 대표는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다니던 회사의 퇴직금을 종잣돈으로 1983년 피자헛의 한국 총판권을 따내 1985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1호점을 열었다.
이후 52개까지 지점을 늘릴 정도로 사업이 잘 됐는데, 국내 피자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자 미국 피자헛 본사가 성 대표와 계약을 취소하고 직접 진출을 결정하면서 성 대표는 고배를 마시게 된다. 성 대표는 미국 본사와 소송을 불사하며 싸웠지만 결국 1993년 피자헛코리아 지분을 미국 본사에 320억원을 받고 넘겨야 했다.
그 뒤 성 대표는 실패와 재기를 반복했다.
성 대표는 1996년 지분매각대금으로 치킨전문점 케니로저스를 시작했지만 1997년 IMF가 터지면서 부도를 맞게 됐다.
1998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성신제피자’로 재기를 꾀했다. 그는 성신제피자를 피자헛에 대항할 수 있는 한국 토종 피자전문점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으며 녹차가 들어간 도우와 김치, 불고기 등 한국적 토핑이 들어간 피자를 선보여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성신제피자는 전국에 34개의 지점을 낼 정도로 번창했고, 성 대표는 1994년 소득세로 110억원을 납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7년 미스터피자, 파파존스 등 후발 경쟁 업체들이 등장하며 경쟁력이 약해지자 경영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고, 배달방식이 아닌 내점식사 위주를 고수하다가 결국 2007년 부도를 내며 폐업하게 됐다.
이후 직장암, 폐암, 간암에 급성심근경색까지 겹치며 20차례 넘게 암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오랜 항암치료 끝에 병마를 극복해냈고, 2015년엔 시장조사 끝에 1인가구 시대 유망사업인 컵케이크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뒤 미국 지지스컵케이크 본사를 찾아가 한국사업권을 달라고 요청해 국내 1호점을 열고 사업 확장을 모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조금 과할 정도로 단맛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컵케이크의 인기가 사그라들자 이듬해 매장을 폐업하며 또다시 실패를 맛봤다.
말년에는 자신의 창업 이야기와 실패담을 대중에게 나누며 예비 창업자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실패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그는 2019년 5월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고 싶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500만원을 모금, ‘괜찮아요’라는 책을 출간하는 가 하면 같은 해 8월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실패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영업자들이 줄폐업할 땐 ‘당신의 계절은 온다’라는 책을 출간해 청년들과 자영업자들을 위로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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