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 무역적자 77%는 이 나라 때문'…"에너지가 무역 좌우"

경총 “에너지 수입단가 64.5%↑”
전체 수입단가도 20% 상승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약 103조원)의 경우
전체 수입 증가액의 약 68%

지난해 무역적자가 478억달러(약 63조원)를 기록한 가운데 에너지 수입단가 증가가 적자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22년 무역수지 주요 특징과 시사점’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적자는 수입단가의 높은 상승(20%)에 주로 기인한다고 13일 분석했다. 특히 석탄, 석유, 가스 등 3대 에너지 수입단가가 전년(2021년) 대비 65.4% 상승했다.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은 785억 달러로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의 1.6배를 넘는 수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수입액은 7314억달러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반면 수출액은 6836억달러로 전년 대비 6.1% 증가에 그쳤다. 무역흑자 규모가 역대 최고였던 2017년(952억달러 흑자)과 비교하면 수입액은 52.7% 증가했지만 수출액은 19.2% 증가에 머물렀다.

경총은 지난해 수입단가의 높은 상승이 무역적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전년 대비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입 단가와 수출입 물량 변화를 분석해보니, 전체 수입단가 20% 올랐지만 수출단가는 7.3%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높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우리나라 수입단가 상승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이 단체는 보고 있다. 3대 에너지의 지난해 수입액은 전년 대비 785억 달러 늘었다. 수입 물량은 3.2% 늘어난 반면 수입단가는 64.5% 상승했다. 이에 지난해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785억 달러)은 우리나라 전체 수입 증가액(1163억 달러)의 67.5%에 이른다.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집적회로는 지난해 수출단가(0.9%)와 수출물량(2.3%)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단가가 환율 상승분(12.9%)보다 낮아 무역 수지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국가별 무역수지에서도 에너지 단가 상승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 5대 무역 적자국(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일본, 카타르, 독일) 중 사우디아라비아 무역적자 규모는 2021년 210억달러에서 지난해 368억 달러로 75.6%(158억달러) 증가했다. 반면 5대 무역 흑자국(베트남, 미국, 홍콩, 인도, 싱가포르)에 대한 흑자 규모(1078억달러)는 전년 대비 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해 우리 경제가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 역시 반도체 수출 부진, 높은 에너지 가격 등 영향으로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면서 “향후 우리 기업이 세계 경제를 선도할 초크 포인트(전 세계 소수 국가나 기업만 가질 수 있는 핵심 소재나 기술)를 발굴·선점하여 향후 재편될 무역구조에서 한국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