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희의 전부터 여야 '팽팽'…양곡법·간호법 등 격돌

금보령 2023. 4. 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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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시간 두고 검토해 협의"
민주당 "오늘 국회법 따라 처리해야"

13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의료법 개정안 등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법을 이날 다시 상정해 의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부정적이다.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의료법 또한 처리 여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고민 끝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법이나 민주당이 다수 힘으로 밀어붙이겠다고 주장하는 간호법 등 모두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법안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 가능성은 없는지, 사회적 갈등 촉발 요소는 없는지, 국가 경쟁력과 국민 삶에 어떤 영향력이 없는지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협의해서 처리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어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던 임대차 3법 등 많은 법들의 입법 강행으로 국민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겪고 있나”라며 “지금 국민들께 보여지고 있는 정치, 국회 모습이 어떠한지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해 다수를 앞세운 일방적 국회 운영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양곡법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두고 전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김진표 국회의장과 협의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양곡법을 이날 상정해 재의결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정책조정회의에서 “양곡법 재투표 실시는 국회와 의장의 책무”라며 “국민의힘에 요구한다. 국민의힘 요청대로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재투표를 실시해야 하는 만큼, (국민의힘에서) 당론으로 부결 입장을 공식으로 정한 만큼, 당당하다면 오늘 표결에 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간호법과 의료법 처리 또한 미룰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입장이었는데 김 의장이 다음 본회의까지 설득 시간을 주자고 해 인내하며 기다렸으나 2주 동안 정부여당이 무슨 노력을 했나”라며 “절차와 내용 모두 합당하게 마련된 법안인 만큼 오늘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오늘 간호법 처리야말로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제1사안”이라며 “국민의힘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버려야 의료현장 평화 협력이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 이상이거나 쌀값이 평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사들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민생 1호 법안’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농업 경쟁력 저하, 쌀 매입으로 인한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고, 윤 대통령도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지난 4일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 업무 규정을 별도 법률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간호사 면허와 자격, 처우 개선 등이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간호사 처우 등에 관한 법’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중재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의사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범죄를 ‘모든 범죄’에서 ‘의료 관련 범죄, 강력범죄, 성범죄’로 좁히는 방안을 내놨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양곡법의 경우 민주당 요청대로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처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115석)이 집단으로 부결에 나서면 야당 단독 처리도 가능성이 작다.

여야는 본회의 전 협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상정할 안건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까지 김 의장이 양당 원내대표 간 합의를 하라는 요청이 있어서 만남이 있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까지 시간이나 정해진 바는 없다”며 “민주당은 본회의 전 김 의장을 만나 간호법·의료법을 비롯해 양곡법 표결까지 오늘 진행하도록 강력 요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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