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벤져스 '죽다 살아난 경기'... 이영표가 반전시킨 분위기
[김상화 기자]
▲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 SBS |
<골 때리는 그녀들> 개벤져스 대 월드클라쓰의 경기에서 역대급 골잔치가 펼쳐졌다.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제3회 슈퍼리그 B조 경기에서 개벤져스와 월드클라쓰가 무려 8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4대 4 무승부를 기록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역대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개벤져스는 절치부심의 자세로 시합에 임했지만 신입 골키퍼 허민의 레드카드 퇴장 후 연속 실점으로 인해 1대 3까지 몰리고 말았다. 이어 한 골씩 주고 받아 2대 4로 여전히 수세에 몰렸던 개벤져스는 상대팀 골키퍼 캐시의 3분간 퇴장 기회를 틈 타 경기 막판 극적인 4대 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후반 총 20분 접전을 통해 승패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다음주 방송에서 소개될 승부차기로 최종 승자를 정하게 되었다. 골키퍼들이 레드카드를 받는 초유의 사태를 겪을 만큼 개벤져스와 월드클라쓰는 경기 내내 한치의 양보 없는 접전을 펼치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 SBS |
챌린지리그까지 떨어졌다가 천신만고 끝에 슈퍼리그로 복귀한 개벤져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디. 그동안 든든하게 골문을 책임져준 골키퍼 조혜련이 올스타전 도중 무릎을 크게 다치면서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부득이 이번 시즌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개벤져스는 빈자리를 메워줄 새 멤버를 물색했고 개그우먼 허민이 골키퍼를 담당하기로 했다.
'여자 김병만'이라는 애칭처럼 각종 무술과 운동에 능하다는 장점을 살려 허민을 팀 합류와 동시에 곧바로 실전에 투입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영표 감독은 그동안 월드클라쓰 상대 2패+무득점의 열세를 고려해 경기 도중 수시로 전술을 바꾸는 변칙적인 운영을 예고했다.
그런데 시합 당일 들어선 김민경 발목 부상, 김승혜 장염 등 전반적인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면서 개벤져스는 생각했던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설상 가상으로 <골때녀> 사상 첫 GK 퇴장을 겪으면서 수적 열세로 인한 연이은 점수를 내주게 되었다.
▲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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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8분 무렵 이은형의 재치 있는 밀어 넣기로 선취골을 넣은 개벤져스는 이후 신입 골키퍼 허민이 골 에이리어 밖에서 공을 잡는 바람에 레드카드를 받고 3분간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월드클라쓰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고 나티의 동점골, 상대팀의 연이은 자책골에 힘입어 경기를 3대 1까지 벌려 놓았다.
"실수하는 건 상관이 없어... 그런데 그 다음의 태도가... 여기서 끝낼까 그냥?"
이영표 감독은 작전타임을 소집하고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지적했다. 이에 마음가짐을 재정비한 개벤져스 선수들의 기적 같은 득점포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김승혜의 강력한 킥인이 골키퍼 나티의 손을 맞고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이제 점수는 한 점 차로 좁혀졌다. 코너킥 후 혼전 상황에서 사오리의 추가골로 4 , 다시 두골차로 벌어졌지만 또 한 번의 돌발 상황으로 경기 분위기가 급변했다.
월드클라쓰 골키퍼 캐시 역시 골 에이리어 밖에서 공을 손으로 잡아 퇴장 당하면서 개벤져스로선 기회를 마련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승혜의 중거리 슛으로 3대 4까지 추격한 개벤져스는 후반 종료 1분 전 김민경의 논스톱 슈팅으로 기적같은 4대 4 동점을 만들면서 두 팀의 승패는 이제 승부차기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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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결은 말 그대로 "개벤져스의 죽다 살아난 경기"나 다름이 없었다. 선취골을 얻었지민 연속 3실점하면서 패색이 짙었던 시합을 기어코 동점까지 만들었기 때문이다. 주전 골키퍼의 부상,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등으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든 여건은 팀을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아 넣었다. 그런데 이영표 감독의 작전 타임 한 번이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다.
실수하고 못할 수 있지만 포기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던 감독의 마음이 선수들에게 전달되었고 그 이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 개벤져스는 다시 한번 증명해냈다. 다음주 방영될 승부차기의 향방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승부차기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개벤져스로선 분위기 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이다.
반면 4강 진출을 눈앞에 뒀던 월드클라쓰로선 막판 1분을 버티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승부차기를 패하더라도 골득실차(+2)에서 개벤져스(0), 구척장신(-2)에 비해 유리한 편이지만 기분 좋게 2연승을 노렸던 월드클라쓰는 후반전 느슨해진 플레이가 연속 실점의 빌미가 된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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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골때녀>에선 지난 2월 거행된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트로피 투어 행사에 참여한 김승혜와 캐시의 모습이 눈길을 모았다. 오는 7월 20일부터 한 달간 2개 국가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해 우승컵이 세계 각국을 찾아가고 있다.
콜린 벨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서 지소연, 최유리 등 간판 선수들이 함께 한 행사에서 한국 대표팀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투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골때녀> 선수단을 찾아와 격려한 벨 감독은 "TV에서 봤다. 파울 많이 하는 선수"라며 김승혜를 지적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향후 프로그램 출연을 약속하는 등 잠깐 동안이었지만 훈훈한 만남을 이어 나갔다.
기존 월드컵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여자 월드컵 대회이긴 하지만 세계 축구 최강을 가린다는 의미 만큼은 같았기에 <골때녀>로선 우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카타르 방문에 이어 올 여름 한국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한 <골때녀>의 향후 움직임은 시청자들의 또 다른 관심을 유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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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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