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패보다 큰 걱정 '나폴리', 김민재와 앙귀사 빼고 2차전을
[심재철 기자]
▲ 나폴리 선수들이 2023년 4월 12일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자 스타디움에서 열린 AC 밀란과 SSC 나폴리 간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패배한 후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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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기 전 20분 동안 10명이 버티면서 밀라노 어웨이 게임을 0-1 패배로 끝낸 결과만 놓고 보면 그야말로 '졌지만 잘 싸운' 게임이었다. 하지만 다음 게임 반전 기회를 잡아낼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나폴리는 큰 상처를 입었다. 간판 골잡이 빅터 오시멘의 부상 공백도 큰 것이지만 팀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센터백 김민재와 듬직한 미드필더 잠보 앙귀사가 6일 뒤에 곧바로 만나야 하는 두 번째 게임에 각각 경고 누적과 퇴장 징계로 인해 벤치에도 앉지 못하게 됐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최상위 리그 세리에 A 우승 트로피가 눈앞에 있고 더불어 챔피언스리그 트로피까지 넘보고 있는 SSC 나폴리로서는 시즌 최악의 고비를 만나게 된 셈이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이끌고 있는 SSC 나폴리(이탈리아)가 한국 시각으로 13일(목) 오전 4시 밀라노에 있는 스타디오 산 시로에서 벌어진 2022-2023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AC 밀란(이탈리아)과의 8강 첫 게임에서 0-1로 아쉽게 패했다.
74분 잠보 앙귀사 경고 누적 '퇴장', 78분 김민재 '경고'
이 게임 홈 팀 AC 밀란은 지난 시즌 세리에 A 우승 팀이고, 어웨이 팀 SSC 나폴리는 이번 시즌 세리에 A 일정 아홉 게임만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2위 라치오와 16점 차 선두를 질주하며 33년 만에 우승 감격을 코앞에 둔 팀이다.
10일 전 세리에 A 나폴리 홈에서 두 팀이 만났는데 AC 밀란이 4-0 대승을 거둬 바로 이 게임까지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보였다. SSC 나폴리 간판 골잡이 빅터 오시멘(나이지리아)까지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홈 팀 AC 밀란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웨이 팀 SSC 나폴리 선수들은 과감하게 라인을 끌어올려 홈 팀 선수들을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부터 압박했다. 이 게임 슛 기록(AC 밀란 12개, SSC 나폴리 15개)과 유효슛 기록(AC 밀란 2개, SSC 나폴리 5개)만 놓고 봐도 어웨이 팀 SSC 나폴리가 더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골'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SSC 나폴리 입장에서는 간판 골잡이 빅터 오시멘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39분 19초에 이 게임 결승골이 들어갔다. AC 밀란의 역습 속도를 SSC 나폴리 수비수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파엘 레앙이 왼쪽으로 빠르게 밀어준 공을 미드필더 이스마엘 베나세르가 달려들더니 왼발 슛을 시원하게 차 넣은 것이다.
두 팀의 8강 첫 게임 골은 이것이 전부였다. 열흘 전 열린 세리에 A 결과(SSC 나폴리 0-4 AC 밀란)를 감안하면 나폴리가 이번 첫 게임을 잘 끝낸 셈이다. 하지만 후반전에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쏟아져 나왔다. SSC 나폴리 핵심 두 선수가 받은 카드 때문이었다.
먼저 74분에 SSC 나폴리 미드필더 잠보 앙귀사의 경고 누적 퇴장 사건이 벌어졌다. 4분 전에 이미 카드를 받은 것을 깜빡 잊은 듯 잠보 앙귀사가 빠른 역습을 전개하는 AC 밀란 왼쪽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를 쓰러뜨린 것이다. 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스트반 코바츠(루마니아) 주심은 지체없이 두 번째 옐로 카드를 꺼낸 뒤 카메룬 국가대표 잠보 앙귀사에게 레드 카드까지 내밀었다.
그리고 또 4분 뒤에 김민재도 옐로 카드를 받았다. 홈 팀 교체 선수 살레마커스를 뒤에서 수비하다가 밀어 넘어뜨린 것이 그 이유였다. 위험 지역도 아니고 그렇게 심한 파울이 아니었기에 김민재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지난 2월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16강 첫 게임에서 받은 경고 기록에 더하여 다음 게임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SSC 나폴리는 87분에 주장 지오반니 디 로렌조의 오른발 슛이 동점골로 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AC 밀란의 미케 메냥 골키퍼가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왼쪽으로 날아올라 쳐내는 바람에 큰 구멍이 두 개나 뚫린 가방을 힘없이 들고서 나폴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제 두 팀은 오는 19일 나폴리에 있는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장소를 옮겨 다시 한 번 맞붙게 된다.
2022-23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첫 게임 결과
(4월 13일 오전 4시, 스타디오 산 시로 - 밀라노)
★ AC 밀란 1-0 SSC 나폴리 [득점 : 이스마엘 베나세르(39분 19초,도움-하파엘 레앙)]
◇ AC 밀란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올리비에 지루
AMF : 하파엘 레앙, 이스마엘 베나세르(67분↔알렉시스 살레마커스), 브라힘 디아스(80분↔안테 레비치)
DMF : 산드로 토날리, 라데 크루니치
DF : 테오 에르난데스, 피카요 토모리, 시몬 키예르, 다비데 칼라브리아
GK : 미케 메냥
◇ SSC 나폴리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81분↔마테오 폴리타노), 엘리프 엘마스, 이르빙 로사노(69분↔지아코모 라스파도리)
MF : 피오트르 지엘린스키(81분↔탕귀 은돔벨레),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잠보 앙귀사
DF : 마리오 후이(81분↔마티아스 올리베라), 김민재, 아미르 라흐마니, 지오반니 디 로렌조
GK : 알렉스 메렛
- 퇴장 : 잠보 앙귀사(70분+74분 경고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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