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이돌 제왕, 또 성폭력 폭로 "15∼20회 당했다"

윤현 2023. 4.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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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아이돌 남성 가수가 대형 연예 기획사의 전 사장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교도통신> 에 따르면 가우안 오카모토는 12일 일본 주재 외신 특파원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쟈니즈' 소속이던 2012∼2016년 고(故) 쟈니 기타가와(ジャニー喜多川)로부터 15∼20회 정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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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쟈니스' 소속 가수 오카모토, 외신 기자회견서 밝혀

[윤현 기자]

 일본 아이돌 가수 가우안 오카모토의 과거 성폭력 피해 폭로를 보도하는 <교도통신> 갈무리
ⓒ 교도통신
 
일본 아이돌 남성 가수가 대형 연예 기획사의 전 사장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우안 오카모토는 12일 일본 주재 외신 특파원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쟈니즈' 소속이던 2012∼2016년 고(故) 쟈니 기타가와(ジャニー喜多川)로부터 15∼20회 정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일본 아이돌 기획사 쟈니스 설립자인 기타가와는 '스마프'와 '아라시'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을 키워내며 일본 연예계의 '제왕'으로 군림하다가 2019년 8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러나 기타가와는 생전에 아이돌 지망생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일본 주류 언론은 이를 잘 보도하지 않았으나,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가 '일본 J팝의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로 기타가와의 의혹을 보도하면서 다시 관심이 쏠렸다(관련 기사 : 부모님 옆방서 자는데... '소년 성 착취' 연예계 제왕의 민낯).

"나 말고도 피해자 더 있어... 거의 모두가 당했을 것"

오카모토는 "당시 나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라며 "기타가와가 방에서 자고 있던 나의 속옷을 벗기더니 성기를 만졌고, 나는 계속 자는 척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를 제외하고 3명의 피해자가 분명히 더 있다"라며 "기타가와의 집에 갔던 거의 모두가 피해를 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BBC는 "기타가와가 살아 있는 동안 수천 명의 소년이 연습생으로 지원했고, 이들은 기타가와의 허락이 있어야만 데뷔할 수 있었다"라며 "쟈니스의 시스템은 기타가와가 어떤 감시도 없이 소년들에게 접촉할 수 있도록 했고, 아이돌을 꿈꾸던 소년들은 기타가와의 성 착취를 거부하지 못했다"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일본 언론과 '쟈니스 제국'은 상호의존적 관계"라며 "언론은 쟈니스 소속 아이돌을 출연시켜야 시청자, 독자, 청취자를 끌어들여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기타가와의 성폭력 의혹에 눈감은 이유를 분석했다. 

오카모토는 "기타가와 덕분에 (아이돌로 데뷔해서) 내 인생이 바뀌었고, 감사하는 마음도 있다"라면서도 "어린 연습생들에게 그런 행위를 한 것은 나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드라마, 광고 출연, 데뷔는 모두 기타가와의 한마디로 결정됐다"라며 "당시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기타가와의 요구를 거부하면 (연예인으로) 성공할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는 공통된 인식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말고도 다른 연습생도 솔직하게 피해 사실을 고백했으면 좋겠다"라며 "연예계에서 이런 피해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의혹에 침묵한 일본 언론, 자성의 목소리도 
 
 일본 연예계 '제왕' 쟈니 기타가와의 미성년자 성 착취 의혹을 보도하는 영국 BBC 방송 갈무리
ⓒ BBC
오카모토는 "외신 기자들 앞에서 말하면 일본 언론이 보도하지 않아도 전 세계가 알 수 있다는 각오로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오카모토의 발언은 권력자의 성폭력 가해에 침묵한 일본 언론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라며 "해외에서 이번 사건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성폭력 피해 실태가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증언이나 재판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는데 언론이 침묵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으로 할리우드 거물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타인이 기소되어 처벌을 받았고, 여론도 피해자들과 연대를 표명하고 있다"라며 "일본도 피해자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오카모토의 호소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카모토의 기자회견 이후 쟈니스는 "경영진, 직원이 성역 없이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겠다"라며 "편견이 없고 중립적인 전문가의 협력을 얻어 거버넌스 체제를 강화하겠다"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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