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손정의...中 알리바바 9조원 어치 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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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투자 실패로 자금난에 빠진 일본 소프트뱅크가 중국 알리바바 지분을 또 매각했다.
외신들은 경기 침체로 핵심 투자처인 중국 기술 기업 주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리바바 지분 매각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투자 실패와 전례없는 손실 확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프트뱅크의 한 축인 자회사인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미국 증시 상장을 결정한 시점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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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투자 실패로 자금난에 빠진 일본 소프트뱅크가 중국 알리바바 지분을 또 매각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 여파로 핵심 투자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며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도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 실적 악화에 따른 소프트뱅크의 적자 흐름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이끄는 세계 최대 기술투자펀드인 비전펀드가 알리바바 주식을 올 들어 72억달러(약 9조5300억원) 어치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보유 지분율은 3.8%로 줄게 됐다.
외신들은 경기 침체로 핵심 투자처인 중국 기술 기업 주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리바바 지분 매각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발등의 불인 유동성 해결을 위해 지분 매각은 '선불 선도계약' 방식으로 이뤄졌다. 향후 주식 매각을 담보로 매각 금액 중 일부를 미리 받는 이 방식을 통해 소프트뱅크는 지난해에도 290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거래는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주식을 되살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투자 실패와 전례없는 손실 확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프트뱅크의 한 축인 자회사인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미국 증시 상장을 결정한 시점에 이뤄졌다.
소프트뱅크 적자 2년 더 갈 것
소프트뱅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투자 손실에 경영 실적이 추락 수준을 보이자 지난해부터 알리바바 주식을 헐값으로 매도하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워싱턴 서비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최근 1년 2개월간 매도한 알리바바 주식의 평균 매각 금액은 주당 92달러로, 사상 최고치(317달러)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기업에 투자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손 회장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헐값 매도를 실적 회복 전망을 낮추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소프트뱅크가 올해부터 최소 2년 간 적자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2000배 수익 남긴 '투자 귀재'의 추락
소프트뱅크가 벤처투자의 귀재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알리바바 투자에 성공하면서다. 손 회장은 2000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약 225억원)를 투자를 단행했고, 2014년 뉴욕 증시에 알리바바가 상장하면서 그 가치가 폭등해 초기 투자금의 2000배에 달하는 수익을 남겼다.
이 기세를 몰아 유망한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비전펀드를 2017년 설립하고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었지만 핵심 투자처인 중국 기업의 실적 악화로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데이터 유출 우려에 따른 정부 압박에 자진 상장폐지했고, 최대주주 지위를 보유하고 있던 알리바바는 당국의 규제 강화와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주가가 70% 폭락했다.
투자 성적에 따라 움직이는 소프트뱅크 주가는 투자 실패에 따른 매도 공세가 이어지면서 6년 전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이번 거래에 대해 소프트뱅크는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서 방어모드로 전환했다"며 "현금을 늘리는데 치중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안정성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 지분 매각으로 유입된 자금은 내달 공시되는 1분기(회사 기준 2022회계연도 4분기) 경영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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