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알면 길이 보여요 [쿠키칼럼]

전정희 2023. 4. 1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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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직장인을 위한 코칭이야기(3)]
내면의 통찰은 앞으로 나갈 힘을 얻게 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봄이 찾아왔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마스크 없이 맞는 첫봄, 경기도 여주 남한강벚꽃축제를 찾았다. 상춘객이 아니라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상춘객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DCC단국코칭센터에서 지역사회에 코칭문화를 알리고 사람들에게 코칭 체험의 기회를 주기 위해 체험부스를 운영하게 되었고 DCC 대표코치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부스 운영을 결정하고 9명의 DCC 대표코치들은 고민이 있었다. 코칭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코칭을 쉽고 즐겁게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코칭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여러 차례의 회의 끝에 타로심리코칭을 체험 코칭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잘한 결정이었다.

타로라는 단어 덕분에 3일 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쉽게 끌 수 있었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많은 분이 호기심을 가지고 부스를 방문해 코칭을 체험했다.

타로심리코칭은 상징과 이미지가 풍부한 타로카드의 이미지를 이용해 고객의 내면을 탐색하는 심리기반의 코칭이다. 타로카드를 이용하다 보니 타로점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타로점과는 차이가 있다.
경기도 여주 벚꽃축제 현장에 설치된 코칭부스. 타로 그림을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풀어가게 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강영은

타로점은 고객이 뽑은 카드를 타로점술가가 카드의 의미를 활용해 해석하는 반면 타로코칭은 고객이 뽑은 카드를 코치가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해석하고 카드 그림에 투사된 감정, 신념, 의도, 욕구 등을 알아차려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온전한 존재이며 해답을 내부에 가지고 있고 창의적인 존재’라는 철학에 근거해 카드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 타로심리코칭이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카드라도 고객마다 다른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코치를 찾는 이유는 고객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는 것일까? 고객의 문제는 반드시 고객의 내면과 연결되어 있다. 고객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은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의 문제이다.

따라서 문제와 관련된 내면을 탐색해 고객의 말 이면에 있는 고객의 성향, 전제, 사고방식, 가치와 신념, 감정, 상황 등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며 코칭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코치는 고객의 내면을 탐색하는 질문을 하고 코치의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고객은 스스로 알아차림이 생기고 고객의 이런 통찰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고객의 통찰은 코칭의 성공과 연결된다. 이번 벚꽃축제 부스에서 만난 고객 중 강력한 통찰을 보여준 인상적인 고객이 있었다. 젊은 부부로 아내가 코칭을 요청했다. 고객의 문제는 요즘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는데 이런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생각하면서 카드를 뽑았고 카드에서 무엇이 보이는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코치인 나의 질문에 고객은 카드 그림 속 사람이 소중한 것을 뺏기고 싶지 않으려는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말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림의 이미지를 보면서 그림 속 사람에게 자신을 투사했고 자신 내면에 감추어져 있던 진짜 마음을 발견한 것이다.

고객은 첫 아이를 유산한 경험이 있었다. 또 아이를 가지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괜찮다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밝게 지내고 있었지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실에 마음 아팠고 전혀 괜찮지 않은데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는 고객의 알아차림이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이다.

코칭 고객은 이런 내면의 통찰을 통해 앞으로 나갈 힘을 얻는다. 고객은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지만, 문제는 무기력한 상태가 아니라 괜찮은 척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진짜 나의 마음을 알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통찰 이후 고객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카드 하나를 더 뽑고 싶다고 했다. 두 번째 카드에서 고객은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깨달았고 그들과 솔직히 마음을 나누겠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코치로서 고객의 깨달음을 축하했고 코칭하기를 정말 잘했다며 환한 얼굴로 고마움을 전하는 고객을 보면서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다.

곁에서 묵묵히 코칭 장면을 지켜보던 남편도 흐뭇한 미소로 아내의 등을 쓰다듬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코칭을 마치고 함께 부스를 떠나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코칭의 좋은 경험으로 앞으로 만나는 삶의 문제를 코칭이라는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강영은 (KPC코치⋅MBC 아나운서)

1985년 MBC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우리가족 만세'의 TV 프로그램 MC를 시작으로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MC, 라디오 뉴스 앵커로 활동했고 여성 스포츠 중계캐스터로 기계체조, 리듬체조, 에어로빅, 피겨스케이팅,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을 중계했다. '건강한 아침 강영은입니다' 라디오 MC를 끝으로 1991년 방송현업을 떠나 경영부문으로 업무를 전환했다. MBC아카데미 본부장, 기획사업부장, 문화사업부장, 문화사업센터장을 거쳤고 MBC의 사회공헌사업과 MBC꿈나무축구재단 운영업무를 마지막으로 올해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학사, 서강대학교 언론정보학 석사와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이며 현재 한국코치협회의 KAC, KPC 인증코치로 단국코칭센터 대표코치이다. 

penguinkang@hanmai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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