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양의지 효과’에 두산이 웃는다

차승윤 2023. 4. 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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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1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이 6-4로 승리 했다. 경기종료후 이날 승리의 주역 양의지가 팬들에게 하트를 날리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152억원의 역대 최고 대우가 아깝지 않다. 두산 베어스가 공·수에서 '양의지(36)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4로 승리했다. 양의지가 친 7회 말 결승 2루타가 결정적이었다. 3-3 상황에서 가볍게 밀어 친 타구가 오른쪽 외야로 떨어져 2타점 2루타가 됐다. 이날 승리로 6승 3패를 거둔 두산은 12일 기준 4위로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양의지는 12일 기준 타율 0.333과 5타점 4득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겨울 4+2년 총액 152억원 역대 최고 대우를 받고 친정팀 두산에 돌아온 그다. 아직 홈런이 없어 장타율(0.370)은 떨어지지만, 상대 집중 견제 속에 만든 출루율 0.455로 충분히 '몸값'을 하고 있다.

양의지가 받는 집중 견제는 두산 중심 타선의 연쇄 폭발로 이어진다. 허경민(타율 0.281 출루율 0.400 4득점) 양석환(타율 0.346 장타율 0.769 3홈런 6타점 7득점) 김재환(타율 0.290 2홈런 6타점 7득점 장타율 0.613)이 모두 뜨겁다. 상대 투수들이 양의지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고 있지만, 앞 타자들까지 피할 순 없게 만들었다. 양의지도 욕심내지 않고 차분하게 출루하며 타선을 원활하게 만들고 있다.

동료 타자들도 양의지의 존재감을 느낀다. 양석환은 "의지 형이 들어와 전체적인 타선의 짜임새가 잡혔다. 중심축이 딱 잡힌 기분이 든다. 고참들이 잘해내면 상위권 타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허경민은 "(양의지가 NC에 있던) 4년간 아주 힘들었다"고 웃으면서 "(포수로) 앉아있는 것만으로 큰 든든함이 있는 선배"라고 전했다.

양의지의 존재는 두산 투수들에게 큰 힘이다. 정철원은 "의지 선배를 믿고 던지는데,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곽빈도 "의지 선배 리드는 무조건 믿는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의지는 "안타를 맞고 실점하면 (투수들의 믿음이) 흔들릴 것"이라고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11일 합을 맞췄던 최승용(5와 3분의 2이닝 3실점) 역시 지난 5일 그와 배터리를 짠 날 1과 3분의 2이닝 8실점 부진했던 후배였다. 양의지는 "지난 경기에서 최승용의 성적이 너무 안 좋아 얼굴을 못 보겠더라. 충분히 가능성 있는 친구여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항상 자신 있는 공을 던지라고 투수에게 얘기한다. 나도 투수들을 위해 분석하고 노력하지만, 경기는 둘이 같이 맞춰가며 풀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잡고, 선수 구성도 조금 달라지면서 벤치 분위기도 바뀌었다. 지난해 9위를 경험한 허경민과 두산 왕조 시절 떠났던 양의지의 답변이 조금 달랐다. 허경민은 "확실히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 어려운 순간에도 김재호 형 등이 파이팅을 외쳐 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했다. 

반면 양의지는 "내가 예전에 있을 때는 항상 이 분위기였다. 작년에 얼마나 안 좋았는지 알 수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현재 두산이 왕조 시기만큼 좋은 분위기라는 뜻이다.

양의지는 그를 의지한다는 후배들의 칭찬에 대해 공을 돌렸다. 그는 "(김)재환이가 타선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양)석환이나 (강)승호, (허)경민이도 잘해준다"며 "난 야구장에서 후배들과 같이 재밌게 분위기를 만들어줄 뿐이다. 후배들이 좋게 얘기해주니 기쁘다. 그 친구들이 잘할 수 있게 나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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