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vs 비우량’ 채권금리 양극화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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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은행 사태가 일단락된 이후에도 회사채 금리는 별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특히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우량 채권의 금리가 더 큰 폭 오르면서 우량·비우량 채권의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
5년 만기 회사채의 경우에도 두 등급 채권 간 금리차는 지난 11일 기준 186.2bp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직후에는 공사채와 우량 회사채 금리가 동반 급등한 탓에 우량·비우량 채권의 금리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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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적 악화, PF 부실 등 신용위험 반영
A급 이하 기업 수요예측 결과에 관심
미국과 유럽의 은행 사태가 일단락된 이후에도 회사채 금리는 별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특히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우량 채권의 금리가 더 큰 폭 오르면서 우량·비우량 채권의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 기업 신용위험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줄지 않으면서 한동안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금리 부담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량·비우랑 기업, 금리차 다시 벌어져
1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3년 만기 일반기업 회사채의 경우 AA등급과 A-등급 채권 간 금리차는 지난 11일 기준 144.2bp(1bp=0.01%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해 말까지 주로 100bp 아래에 머물러 있다가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였다. 5년 만기 회사채의 경우에도 두 등급 채권 간 금리차는 지난 11일 기준 186.2bp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직후에는 공사채와 우량 회사채 금리가 동반 급등한 탓에 우량·비우량 채권의 금리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는 우량 등급 회사채와 비우량 등급 회사채 간 스프레드는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들어 박스권에 있던 스프레드는 최근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
연초 정부가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채권시장을 안정시키면서 우량 기업 채권 금리는 큰 폭 하향 안정화됐다. 이와 달리 기업 실적 악화와 부동산 PF 등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저(低)신용도 기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고위험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약화하면서 시장이 요구하는 금리 수준이 높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채권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됐지만, 자산 건전성에 대한 불신 탓에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전망했다. 김상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부동산 PF에 대한 구조조정 의지를 밝히면서 시장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 건전성에 대한 불신 여전해
신용 스프레드가 상승하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회사채 발행을 앞둔 A급 기업 수요예측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A급 이하 기업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수의 A급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케피코(A+)·동원시스템즈(A+)·KCC건설(A-)·현대건설기계(A-) 등이 이달 중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A)·평택에너지서비스(A) 등도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BBB+)은 1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오는 17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여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등급 전망까지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수요 확보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푸본현대생명은 보험사 건전성 규제인 지급여력비율(RBC) 개선을 위해 영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오는 기업들은 투자수요 확보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기업들"이라며 "상당수의 A급 이하 기업들이 공모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고금리 사모채를 발행하거나 기업어음(CP) 등의 단기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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