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선] '사면 논란' 불통에 침묵까지…숨어버린 정몽규 회장
김명석 2023. 4. 13. 07:01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61) 회장이 숨어버렸다. 그야말로 불통의 연속이다.
정몽규 회장은 KFA가 추진했던 기습 사면 논란 이후 단 한 차례 공식석상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기습 사면 발표 뒤 불과 사흘 만에 사면을 전면 철회한다는 입장문 발표 자리였다. 이 자리마저도 그는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불통'이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몽규 회장을 제외한 KFA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번졌다. 이튿날엔 KFA가 철저하게 숨겼던 사면 대상자 명단까지 정치권을 통해 공개됐다. 승부조작 사범 48명에 가려진 52명 안에는 금전 비리, 폭력 등으로 인해 제명 징계를 받은 이들이 수두룩했다. 홀로 남은 정몽규 회장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월드컵 16강, 축구계 화합 등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사면을 추진했던 데다, 사면 대상자 등을 철저하게 숨기고 가리는데 급급했던 터라 사면 논란을 둘러싼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졌다. 들끓는 축구계 분노, 커져만 가는 의혹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길은 단 하나다. 부회장단과 이사진의 사퇴로 끝내려는 게 아니라, KFA 자체 규정에 따른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발의했던 정 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정 회장은 숨어버렸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무뎌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인지 그저 침묵만 지키고 있다. KFA 내부에서조차 정 회장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 같은 분위기조차 감지되지 않을 정도다. 정 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새 지도부 선임 과정도 중요하겠으나, 이들이 ‘불명예 퇴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부터 제대로 수습하지 않은 채 새 인사가 이뤄지면 또 다른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숨어있는 정 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부터가 이번 사면 논란을 매듭지을 수 있는 출발점이다. 사면 발표처럼 기습적으로 정 회장의 입장문이나 새 지도부 인사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발표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 축구를 뒤흔든 사면을 도대체 누가, 왜 추진했는지부터 사면이 의결된 이사회 전체 과정 등 전반에 걸친 투명한 공개와 정 회장의 설명이 필요하다.
사면 논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만 향후 발표될 KFA의 ‘쇄신책’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사면 과정에서 감춰졌을 KFA 지도부의 민낯부터 공개돼야 새롭게 선임될 부회장단이나 이사진에 대한 의심도 지울 수 있다. 대혼란 속 정치권이 개입할 여지를 스스로 주지 않으려면, 결국 정몽규 회장이 사태를 수습하고 고개부터 숙이는 게 필요하다. 10년째 KFA를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마지막 책임 아닌가.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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