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전고체 상용화 두고 "30년도 힘들다"vs"27년 양산"(종합)

정동훈 2023. 4.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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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E리서치, 12일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세미나
양사 발표자 전고체 상용화 시기 두고 '이견'
안전하고 에너지 밀도 높아 '꿈의 배터리'
기술·비용 장벽 높은 전고체
LG엔솔 "2030년도 힘들어"
삼성SDI "2027년 양산 체계 갖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기에 대한 견해 차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이 "2030년에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기 힘들다"고 평한데 비해 삼성SDI는 "2027년에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 것이다.

LG엔솔 "전고체 기술 장벽, 여전히 높아…2030년 상용화도 힘들어"

장학진 LG에너지솔루션 TI(기술지능)전략팀장이 배터리 가격 경쟁 흐름과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동훈 기자

장학진 LG에너지솔루션 TI(기술지능)전략팀장은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2023)'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일본 기업들도 양산 시점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는 2030년에도 (상용화에 이르기)힘든 부분이 있다"며 "2030년까지는 리튬이온 배터리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하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사용되는 액체 또는 겔(Gel) 상태의 전해질은 온도에 따라 팽창하고 외부 충격으로 전해질이 누출될 시 화재가 발생한다. 반면, 고체 상태의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은 화재·폭발 가능성이 낮다. 분리막 등의 부품이 덜 들어가는 만큼 무게도 가벼워진다. 기존 리튬이온 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당 255Wh 수준인데 반해 전고체 배터리는 이론적으로 ㎏당 495Wh까지 에너지 밀도가 올라간다. 하지만 ▲비싼 고체 전해질 소재 ▲활물질과 고체 전해질 경계의 높은 저항(계면 저항)으로 인한 배터리 수명 단축 ▲고온·고압을 필요로 하는 제조 공정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SDI "올해 파일럿 라인서 전고체 배터리 샘플 생산…2027년 양산 체계 갖춰"

안지우 삼성SDI 중대형 전지 부문 차세대상품기획 그룹장은 전고체 배터리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안 그룹장은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하면서도 하이니켈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과 비교해 무게를 9%(준대형차 기준)까지 줄일 수 있을만큼 가볍다"며 "(삼성SDI는)2025년 중대형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2027년 전고체 배터리 대량생산 체계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부터 경기도 수원 연구소 내에 '에스라인'으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당 라인이 완공되면 하반기에는 샘플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안지우 삼성SDI 중대형 전지 부문 차세대상품기획 그룹장이 가벼운 전고체 배터리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동훈 기자

안 그룹장은 삼성SDI만의 전고체 배터리 장점에 대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통한 에너지 효율 극대화 ▲출력·충전 우수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스태킹(배터리 소재를 층층이 쌓는) 공법 ▲리튬 덴드라이트(배터리 사용시 음극재에 나뭇가지 모양의 리튬 결정이 생기는 현상)를 방지하는 '새로운 음극' 기술을 꼽았다.

안 그룹장은 2030년 전체 배터리 시장 규모를 3600GWh로 예상하면서 이중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40GWh 규모를 차지하리라고 내다봤다. SNE리서치가 예상한 2030년 예상치보다 보수적인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이날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생산 능력이 지난해 0.06GWh에서 2025년 1GWh, 2030년 149GWh, 2035년 950GWh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구조. 자료제공=삼성SDI

이날 발표자로 나선 두 회사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 생산·연구개발의 '비싼 비용'에는 공감하면서도 상용화 의지는 다르게 드러냈다. 다만, 현재 LG에너지솔루션도 전고체 개발에 나서고 있고 2030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 팀장은 최근 배터리·전기차 업계의 흐름은 비용 절감을 위한 혁신이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팀장은 "100년전 미국 포드가 차량 가격을 4분의1 수준으로 내린 '모델T'를 출시하면서 자동차 시장을 재편했다. 모델T 출시 이후 20년만에 자동차 기업의 수는 265개에서 44개로 줄어들었다"며 "최근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도 시장을 재정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배터리가 제일 중요할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공정 혁신을 통해 이 흐름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화학 "밸류체인 추가 위해 동박 사업, 탐색중…인수·자체 개발 모두 고려"

LG화학은 이날 발표에서 동박 사업을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추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영민 LG화학 전지소재연구소장(전무)은 "동박은 (내재화를 위한)탐색을 하고 있는 단계"라며 "인수나 자체 개발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21년 중국 동박기업인 '더푸'에 400억원을 지분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추측성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내부 관계자의 입을 통해 동박 사업 내재화 계획이 언론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배터리 핵심소재들을 밸류체인에 추가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복안을 그리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양극재·분리막·음극재 바인더 등의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최영민 LG화학 전지소재연구소장이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동훈 기자

가격 경쟁이 심해진 배터리 시장을 두고 최 소장은 "LFP(리튬인산철) 계열이나 코발트 프리, 망간 리치 양극재들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2035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를 약 8000만대,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2023년 687GWh에서 2035년 5.3TWh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035년 6160억달러(약 81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전망치(1210억달러)의 5배 수준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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