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만에 4억 껑충…일산아파트 재계약 '꼼수' 의혹

김민영 2023. 4. 1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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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같은 평수 매매가격이 불과 5일 만에 무려 4억원이나 뛴 거래가 발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단지의 동일 면적 아파트는 같은 달 25일 12억5000만원(47층)에 중개거래된 바 있다.

5일 만에 4억원이 넘게 뛰며 최근 1년간 신고가를 기록한 아파트 중 상승액이 가장 큰 아파트라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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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텍스원시티2 블럭’ 5일 만에 4억 오른 실거래가
작년 계약건 취소 후 재계약 단지
호가 상승 유발 지적도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같은 평수 매매가격이 불과 5일 만에 무려 4억원이나 뛴 거래가 발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전히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억 원이 급등할 호재가 없음에도 최고가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는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상승 거래가 아닌 매수인과 매도자 간 사정으로 인해 계약서를 고쳐 쓴 경우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래가 호가 상승을 유발하거나, 시세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킨텍스원시티2 블럭’ 전용 84㎡는 지난달 30일 16억5500만원(38층)의 실거래가가 등록됐다. 해당 단지의 동일 면적 아파트는 같은 달 25일 12억5000만원(47층)에 중개거래된 바 있다. 5일 만에 4억원이 넘게 뛰며 최근 1년간 신고가를 기록한 아파트 중 상승액이 가장 큰 아파트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9년 8월 입주를 시작한 킨텍스원시티2블럭은 총 959가구로 조성된 주상복합이다. GTX A역 바로 앞 초역세권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수억원이 갑자기 뛸 호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3월 16억5500만원에 거래된 후 잔금 날짜 변경 등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했고 이후 실거래가를 다시 등록했다.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작년 3월 동일한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와 동일한 물건이라는 얘기다. 작년에 신고된 계약건은 올해 3월 31일 계약 해제 사유가 발생해 해제됐다고 나와 있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를 끼고 매매한 물건이라고 알고 있다"며 "고양시가 조정대상지역에서 비조정대상지역으로 변경되면서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점을 노려 계약서를 다시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취득한 주택을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2년 보유 및 2년 거주 요건을 채워야 되지만 비조정대상지역에서 취득하는 주택은 2년 보유요건만 채우면 된다. 예컨대 계약 때는 조정대상지역이었지만 잔금을 치를 때 조정대상지역 해제 상태였다면 세금 감면을 위한 2년 실거주 의무는 없다. 취득 시 등기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거래 취소는 매수인과 매수자 간 합의로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거래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해당 단지의 시세 파악에 혼란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실거래가 시스템에는 실제 거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신고 금액으로만 액수가 기록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등재된 금액은 신고금액이지, 실제 거래가 이뤄진 가격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거래 완료라면 잔금 이행이 돼야 하는데 거래 신고 시스템은 거래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신고필증만 있으면 신고 금액이 올라가게 된다"면서 "이를 악용하면 시세 조작이 가능해 오히려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는 것을 막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러한 지적을 반영해 시세조작 목적의 허위신고를 방지하기 위해 향후 실거래가 정보공개시스템에 매매가 완료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등기 여부를 함께 표기토록 할 계획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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