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IS] ‘킬링 로맨스’, 이하늬는 바로 이렇게 쓰는 것이다 ②
김혜선 2023. 4. 13. 06:05
천만 영화 ‘극한직업’에서 전력을 다해 뛰던 이하늬를 기억하는가. 대충 묶은 머리에 볼살이 두덕두덕 떨리며 달리는 여배우를 보고 ‘이렇게까지 망가진다고?’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킬링 로맨스’를 보고 기립박수를 치게 될 것이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이선균)와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황여래(이하늬)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하늬가 연기하는 황여래는 시대를 주름잡은 톱스타다. 수많은 광고계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SF영화에 도전했다가 처참한 연기 실력으로 웃음거리가 된다. 지친 여래는 꽐라섬으로 휴양을 떠나고, 그곳에서 조나단 나, 줄여서 ‘존 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은퇴 후 7년, 여래는 다시 연예계로 복귀하고 싶다. 옆집에 사는 사수생 범우가 그의 든든한 ‘컴백 조력자’다.
‘킬링 로맨스’의 모든 이야기는 이하늬에서 시작돼 이하늬로 끝난다. 이하늬는 어느 때는 예쁘다가도 어느 때는 웃긴다. 거대한 성채같은 집에서 드레스를 입고 이리저리 노닐며 노래하는 모습은 디즈니 공주가 나타난 것 같은 느낌도 준다. 노래 실력이 수준급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명백히 B급을 추종하는 연출에도 이하늬의 연기는 빛난다.
‘킬링 로맨스’는 도저히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에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게 하다가, 어느 순간 웃음을 지우고 ‘나 B급 아닌데?’를 외치기도 한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스크린 속에서, 이하늬는 과장된 발성과 해맑은 웃음으로 동화적 분위기를 보이다가 돌연 정극(正劇)으로 돌아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리는 관객의 정신을 붙잡는다.
그래서 ‘킬링 로맨스’의 여래는 이하늬가 아니면 대체 불가한 캐릭터다. 이하늬는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여배우이다. 영화 ‘타짜: 신의 손’, ‘극한직업’과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열혈사제’, ‘원 더 우먼’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도 인정 받았다. 국악 전공으로 음악적 감각이 뛰어난데, 뮤지컬 ‘시카고’, ‘아가씨와 건달들’ 등으로 가창력도 검증 받았다. 이하늬는 외모와 재능, 노력을 ‘킬링 로맨스’에 아주 잘 녹여냈다.
이하늬의 ‘코미디력’도 유서가 깊다. 이하늬는 지난 2016년 ‘SNL 코리아 시즌7’에서 ‘헤이 모두들 안녕 내가 누군지 아늬’로 제대로 된 병맛 이미지를 소화해냈다. 레드 카펫에 등장한 여배우 이하늬가 연신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며 망가지는 모습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과 폭소를 안겼다. 멀리 있는 것 같은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가 우리 곁에 ‘훅’ 다가온 순간이었다.
이하늬는 지난 10일 일반시사회에서 ‘킬링 로맨스’를 “민트초코 같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당황스러운 순간이 이어지겠지만 일단 한번 보라. 당신은 이하늬에게 푹 빠지게 될 것이다. ‘킬링 로맨스’는 이하늬의 아름다움과 연기력, 그리고 코미디력까지 싹 긁어모은 영화다. 이하늬는 이렇게 써야 한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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