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침묵…'단순 몽니' 인가 '대화 시그널'인가

이지은 2023. 4.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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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군 통신선과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에 대답하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이지만, 지난 11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6차 확대 회의를 주재하는 김 총비서의 사진을 공개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북한은 2020년 6월 9일 대북 전단을 이유로 통신 연락선을 단절한 후 일주일 만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했으며, 약 13개월 만에 이를 복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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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남북 연락 끊은 北
이례적 침묵에 한반도 긴장
대화 시그널이라는 분석도

북한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남북 연락 채널에 응답하지 않는다. 북한의 최대 정치행사인 태양절(4월 15일)을 앞둔 터라 북한의 이례적 침묵이 좀 더 위협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다만 2021년에도 일방적으로 남북 통신선을 차단한 전력이 있는 만큼 과도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남한 지도를 펴고 '평택 미군기지'를 가리키는 사진을 공개한 것을 보면 '대화 시그널'로도 볼 수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2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김정은이) 평택기지를 이렇게 가리키면서 얘기하는 것은 미국에 러브레터를 보낸 것이다"라며 "대화를 하자, 좀 적극적으로 나와라(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7일부터 군 통신선과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에 대답하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이지만, 지난 11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6차 확대 회의를 주재하는 김 총비서의 사진을 공개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김 총비서가 남한 지도를 펴고 평택 미군기지를 가리키고 있어 해석이 분분했는데, 박 전 국정원장은 이를 '대화 시그널'로 본 것이다.

그는 "좋은 방향으로 해석을 해서 외교적 해결을 하는 데 노력을 해야 되고, 미국과 직접 대화가 안 된다고 하면 우리가 나서서 해 줘야 한다"며 "현재 이렇게 강 대 강으로 가는 것은 서로 안 좋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강 대 강' 대치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1일 성명을 통해 북한의 '무성의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는 결국 북한 스스로를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침묵을 두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양절을 전후해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핵 도발을 해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북한의 침묵을 두고 "심상치 않다"며 "북한이 지난달 전술 핵탄두 모듈 '화산-31'의 양산에 들어갔음을 시사한 만큼 그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제7차 핵실험을 오는 토요일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단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과거에도 북한이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단절한 전력이 있는 만큼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한두 번도 아니"라며 "저희가 북한 인권보고서를 발간했고, 유엔에서 인권결의안을 채택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북한을 가장 예민하게 하는 한미연합훈련을 강도 높게 실시하고 이런 부분이 있으니까 일종의 항의 표시가 아니겠나 이렇게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북한은 2020년 6월 9일 대북 전단을 이유로 통신 연락선을 단절한 후 일주일 만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했으며, 약 13개월 만에 이를 복구한 바 있다. 그러다 복원 2주 만에 다시 통신선이 끊겨 그해 10월 초에야 통신선이 다시 복구됐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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