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확률형 아이템 못 버린 韓 게임사

문대찬 2023. 4.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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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된 국내 신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와 '프라시아 전기'는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수익 모델로 내세웠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이 중심인 국내 게임 시장에서 MMORPG는 여전히 인기 장르다. 해당 장르에서 확률형 아이템만큼 수익성을 보장하는 모델은 아직 없다"라면서 "결국 장기흥행은 게임성이 결정한다. 게임사는 차별된 콘텐츠를 내놓으면 된다.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 할지 말지는 이용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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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출시된 ‘아키에이지 워’.   카카오게임즈

최근 출시된 국내 신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와 ‘프라시아 전기’는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수익 모델로 내세웠다. 여타 MMORPG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변신’과 ‘탈 것’ 등이 이름만 달리해 게임에 등장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뽑기 형태의 유료 상품으로, 이용자가 일정 확률에 따라 게임 내 장비 등을 획득할 수 있는 구조다. 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확률형 아이템의 특성이 이용자 간 경쟁이 중심인 MMORPG의 장르적 특성과 잘 어울려, MMORPG가 주된 장르인 국내 시장의 주요 수익 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지불해야 해 사행성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꾸준히 시달려왔다.

앞서 국내 게임사가 상반기 신규 MMORPG의 출시를 속속 예고한 가운데, 일각에선 게임사들의 수익 모델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확률 조작 의혹 등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까지 최근 국회를 통과해서다. 하지만 두 게임이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수익 모델을 유지하면서, 오는 27일 출시되는 ‘나이트 크로우’ 역시 확률형 아이템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기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확률형 아이템이 주요 수익 모델인 게임들이다.   모바일 인덱스

국내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수요가 여전하고, 흥행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12일 기준 아키에이지 워와 프라시아 전기는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각각 매출 순위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1위와 3위, 5위도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MMORPG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매출 성과가 1차 목표인 기업으로선 수익성이 좋은 확률형 아이템을 굳이 손에서 놓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이 중심인 국내 게임 시장에서 MMORPG는 여전히 인기 장르다. 해당 장르에서 확률형 아이템만큼 수익성을 보장하는 모델은 아직 없다”라면서 “결국 장기흥행은 게임성이 결정한다. 게임사는 차별된 콘텐츠를 내놓으면 된다.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 할지 말지는 이용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다만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 된 만큼, 이제는 겨냥하는 시장에 따라 게임의 수익 모델을 달리하는 투트랙 전략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P2W(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방식)에 거부감이 심한 해외 이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게임들에는 진척도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배틀패스’ 등을 수익 모델로 내놓는 식이다.

일례로 프라시아 전기를 개발한 넥슨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올해 1월 출시한 자사의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드리프트)’에 확률형 아이템 요소를 과감히 삭제해 눈길을 끌었다. ‘카트 바디’의 성능도 전부 통일했다. 대신 드리프트는 배틀패스와 나만의 카트를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수익 모델로 내세웠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 일변도의 수익 모델에 변화를 주려는 노력과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수익만을 좇다보니 게임들의 몰개성화가 촉진되고, 이는 장기적으로는 게임 산업의 퇴보로 이어진다는 우려다.

이재홍 게임정책학회장은 “오래 지속된 수익 모델인 만큼 확률형 아이템을 단번에 없애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게임 산업의 다양화를 위해서라도 그동안의 BM을 계속 가져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대형 게임사들의 방향 전환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중소 개발사들의 방향성도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에 접근하는 이용자들의 방식이 달라진 만큼, 이전의 정액제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본다.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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