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Fed "연말 침체 가능성"에 하락…나스닥 0.85%↓

뉴욕=조슬기나 2023. 4. 13.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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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2일(현지시간) 경기침체를 둘러싼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예상을 밑돈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침체 가능성을 부각하는 악재로 작용한데다, 이날 오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이 거론됐다는 의사록까지 공개되며 투심이 얼어붙은 탓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8.29포인트(0.11%) 떨어진 3만3646.5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6.99포인트(0.41%) 낮은 4091.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2.54포인트(0.85%) 하락한 1만1929.34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11개 업종 중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기술, 통신, 부동산 등 7개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임의소비재의 낙폭이 1%를 훨씬 웃돌며 두드러졌다. 테슬라(-3.35%), 아마존(-2.09%), 넷플릭스(-2.12%), 엔비디아(-2.48%) 등 대표 기술주들은 일제히 밀렸다. 아메리칸항공을 비롯한 항공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소피파이는 JP모건이 투자의견은 상향하며 전장 대비 1.16% 올랐다. 트리톤 인터내셔널은 브룩필드 인프라스트럭처에 인수될 것이라는 소식에 32%이상 뛰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3월 CPI, 3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 등을 기반으로 향후 경제 전망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경로 등을 주시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 상승했다. 이는 전월 6% 상승폭에서 크게 둔화한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1%)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3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이 또한 전망치(0.2%)를 약간 밑돈다.

미국의 월간 CPI가 5%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5.4%) 이후 처음이다. 2021년 5월(5.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Fed의 금리인상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한 Fed는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현재 4.75~5.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다음 FOMC가 금리 인상의 마지막 회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더 얻었다"고 평가했다. 다음날인 13일에는 도매물가 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5월 FOMC에서 추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끝으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CFRA의 샘 스토벌은 "Fed가 원하는 방향임을 보여주고 있어 고무적"이라면서도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도록 만드는 것엔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5월에 마지막으로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끈적한 근원 물가는 우려점으로 꼽힌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너무 빨리 선언하는 것은 경계한다"며 "근원물가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6%,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빠른 시일 내 4% 아래로 떨어질 것 같지 않다"며 끈적한 물가에 대해 경고했다.

실적 시즌을 맞아 경기침체 우려도 재차 확산했다. 장 초반까지만 해도 안도의 랠리로 이어졌던 CPI 상승률 완화가 오히려 침체 가능성을 부추기는 악재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여기에 Fed 당국자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FOMC 의사록도 투심을 얼어붙게 했다. 이날 오후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은행 부문의 잠재적인 경제적 영향을 고려할 때, 올해 말부터 완만한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며 "약 2년에 걸쳐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금리 결정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후 은행권 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혼란 속에서 이뤄졌었다.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미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접어들었고 Fed는 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소한 다음 회의에서 추가 인상에 나서선 안된다"며 "Fed가 잠시 멈추고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하는 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역시 이날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은행 파산이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인베스코의 브라이언 레비트 글로벌시장전략가는 "은행들이 모두 대출기준을 강화하면서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주 후반에는 JP모건체이스, 씨티,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있다. 경제매체 CNBC는 "어닝시즌이 본격화하면서 미 경제와 소비자 건전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SVB사태발 대출 규제 및 신용경색 등과 관련해 어떠한 경영진 메시지가 나올지 등도 주목된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CPI 공개 후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4%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3.9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채금리 하락은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올해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장 중 한때 온스당 2043.90달러까지 상승해 약 일주일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금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데다, 달러 약세 또한 이날 금값을 지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6%이상 낮은 101.5선을 기록 중이다.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3달러(2.12%) 오른 배럴당 83.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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