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1번지’ 캘리포니아 사상 초유 적자로 ‘패닉’

신창호 2023. 4. 13. 04: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명실상부한 '세계 경제 1번지'다.

구글과 애플이 이곳 본사를 중심으로 첨단 IT산업을 이끌고 있고, 디즈니·할리우드의 문화 콘텐츠도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다.

캘리포니아주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과 여러 첨단정보통신(IT)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매출 급감으로 세수가 크게 줄어 흑자였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섰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대량 해고에 소득세수 급감
‘팬데믹 타격’ 물류망도 회복 안돼
양육보조비·기후변화 기금 등 축소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명실상부한 ‘세계 경제 1번지’다. 구글과 애플이 이곳 본사를 중심으로 첨단 IT산업을 이끌고 있고, 디즈니·할리우드의 문화 콘텐츠도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다. 아마존 물류기지, 테슬라 전기차 공장 등이 대표하는 물류·제조업도 탄탄하다.

그런 캘리포니아주가 올해 들어 사상 초유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행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과 여러 첨단정보통신(IT)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매출 급감으로 세수가 크게 줄어 흑자였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까지 100억 달러(약 132조5100억원) 흑자였지만 이달 초엔 적자 상태다.

첫 번째 ‘폭탄’은 빅테크 기업의 대량해고 사태였다. 경기둔화가 예고되자 지난해 3분기부터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은 한꺼번에 수천명에서 1만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기 시작했다. 빅테크의 대량해고는 협력업체와 실리콘밸리의 중소 IT기업 등으로 연쇄 확산됐다. 일부 스타트업은 아예 문을 닫는 일도 발생했다. 엔터테인먼트산업과 콘텐츠산업 종사자도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1만6000명 이상이 해고됐다.

최소 10만명 이상의 고소득자가 해고되고 재취업도 못하면서 주 소득세 재정은 급격히 악화했다. 여기에 빅테크의 매출 하락에 따른 법인세 감소도 재정에 큰 충격을 안겼다.

캘리포니아주의 실업률은 4.3%로 미국 평균인 3.5%보다 0.8% 포인트가 높고, 50개 전체 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손성원 교수(경제학)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게 된 고소득 IT 종사자들이 세금을 낼 수 없게 된 것은 패닉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전 세계 물류산업을 주도했던 캘리포니아의 물류망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아 지금까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 수출입 물량의 70% 이상을 책임졌던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태평양 연안 항구도시의 물류기업들은 도산 직전 상태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의 아시아 교역량은 팬데믹 이전의 43%에 불과한 수준이다.

주민들도 심각한 경제 상태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의 주민 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는 캘리포니아가 이미 공황 상태에 돌입했으며 올해보다 내년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 재정이 위기를 맞자 개빈 뉴섬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지원하던 자녀양육비 보조를 전면 중단하고 기후변화 기금 등 당장 필요하지 않은 준비성 자금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NYT는 뉴섬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캘리포니아는 심각한 심장병 환자와 같은 상태”라며 “빅테크와 IT산업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가 파탄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