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가 와야 꺼지는 산불… 상시적인 대응 전략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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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산림항공본부는 산불 진화용 헬기 48대를 운용하고 있다.
대형 산불을 잡으려면 헬기의 지원이 가장 절실한데, 쉽게 동원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한다.
지난해 3월 며칠간 계속된 경북·강원 동해안 산불 당시 산림청 헬기 중 진화에 투입된 것은 40%에 불과했다.
초속 20m가 넘는 바람이 불면 헬기가 뜨지 못하니 산악 기동력을 갖춘 산불진화차에 의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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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산림항공본부는 산불 진화용 헬기 48대를 운용하고 있다. 초대형(담수량 5000ℓ 이상) 7대, 중·대형(2700~5000ℓ) 30대, 소형(1000ℓ 미만) 11대 등이다. 대형 산불을 잡으려면 헬기의 지원이 가장 절실한데, 쉽게 동원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한다. 지난해 3월 며칠간 계속된 경북·강원 동해안 산불 당시 산림청 헬기 중 진화에 투입된 것은 40%에 불과했다. 국내 산림 헬기의 평균 기령은 23년이다. 30년이 넘은 것도 있어 수시로 정비와 수리가 필요한 실정이라 제때 출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임차헬기는 더 열악해서 평균 기령이 37년이나 된다.
지난 11일 강릉 산불은 양간지풍에 진화가 어려웠다. 초속 20m가 넘는 바람이 불면 헬기가 뜨지 못하니 산악 기동력을 갖춘 산불진화차에 의존해야 했다. 일반 소방차보다 성능을 서너 배 높인 이 장비는 분당 250ℓ의 물을 뿜어 초동 진화와 잔불 제거에 유용한데, 수입해 개조해야 하는 터라 도입 속도가 더디다. 산림청은 현재 고성능 산불진화차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경남 합천 산불에서 위력을 발휘했지만, 사흘 뒤 하동 산불에는 투입되지 못했다. 진화차가 진입할 임도(林道)가 설치되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불갈퀴로 방어선을 구축한 채 버텨야 했다.
강릉 산불과 하동 산불은 때마침 비가 내려 불길이 잡혔다. 21세기에 비가 와야 꺼지는 불이라면 인재(人災)에 가깝다. 올해 들어 발생한 산불은 437건이나 된다. 기후변화와 맞물려 갈수록 빈번해지고,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전국 34곳에서 동시에 산불이 났다. 한 곳에 헬기 2대씩만 투입해도 70대 이상 필요한 상황이었고, 고성능 산불진화차도 턱없이 부족했다. 산불을 끌 수 있도록 국립공원에도 임도를 설치하자는 산림청의 목소리 역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산불을 기후 재해로 규정해 대응 전략의 대전환을 추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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