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도 낚였나… 진위 불명 ‘美 기밀문서’ 확산

송태화 2023. 4. 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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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문건의 진본과 조작본이 섞여 SNS에 유포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또 다른 문서를 보면 러시아의 전사자 추산치가 기존 문건에 적시된 우크라이나 수치로 바뀌어 작성돼 있다.

그는 지난달 초 이 사이트에서 기밀문건을 처음 확인했으며 이후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원본 문서 여러 장을 위조해 온라인상에 배포하는 걸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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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료 수정되거나 조작 확인
영·프랑스는 의혹 내용 공식 부인
유튜버 ‘와우마오’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채널에 미국 정부 기밀문서 유출 사건 대한 영상을 제작해 게시했다. 유튜브 캡처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문건의 진본과 조작본이 섞여 SNS에 유포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진위가 불분명한 문건의 유포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인명 피해 등이 포함된 한 문서가 공개됐다.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서를 보면 개전 직후 지난 2월 말까지 러시아군 전사자는 3만5500명에서 4만3500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1만6000명에서 1만75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 자료 수치를 인용해 기밀문서에 양측의 인적 피해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자료에 사실과 거짓 정보가 교묘하게 섞여 있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다른 문서가 역시 트위터 등에 공개됐다.

또 다른 문서를 보면 러시아의 전사자 추산치가 기존 문건에 적시된 우크라이나 수치로 바뀌어 작성돼 있다. 러시아군 전투기·폭격기의 손실 추산치도 크게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반대로 피해 규모가 급증했다. 어떤 자료를 보느냐에 따라 전황 분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원본으로 여겨지는 문서 역시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유통 과정에서 위조, 조작이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두 문서를 함께 게시한 트위터 이용자는 국민일보와의 텔레그램 인터뷰에서 자신을 극우성향 커뮤니티 ‘포챈(4chan)’에서 활동하는 미국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달 초 이 사이트에서 기밀문건을 처음 확인했으며 이후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원본 문서 여러 장을 위조해 온라인상에 배포하는 걸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문건에 등장하는 각국 정부는 사태 파장을 우려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문건 내용이 심각히 부정확하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가짜 정보를 퍼뜨릴 가능성이 있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러시아 정보 당국과 협력하기로 했다는 문건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이집트 정부도 러시아에 로켓포탄을 비밀리에 공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고 국영 일간 알아흐람이 보도했다. 프랑스와 이스라엘 정부도 문서를 통해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한편 러시아는 기밀문건 유출이 자국을 오도하려는 고의적인 속임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문건의 진위 여부에 말을 아끼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과 필리핀의 외교·국방장관 간 ‘2+2 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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