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예상 밑돈 美CPI에 장초반 상승세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2일(현지시간) 공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하회하며 장초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며 안도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공개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7.61포인트(0.38%) 오른 3만3812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80포인트(0.26%) 상승한 4119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69포인트(0.04%) 높은 1만2036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 전 업종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피파이는 JP모건이 투자의견은 상향하며 전장 대비 6%가까이 올랐다. 트리톤 인터내셔널은 브룩필드 인프라스트럭처에 인수될 것이라는 소식에 32%이상 뛰었다. 이번 주 후반 실적 공개를 앞둔 JP모건, 웰스파고 등도 오름세다.
투자자들은 이날 개장전 공개된 3월 CPI 등을 기반으로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경로 등을 주시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 상승했다. 이는 전월 6% 상승폭에서 크게 둔화한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1%)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3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이 또한 전망치(0.2%)를 약간 밑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6%, 전월 대비 0.4% 상승해 각각 전망치에 부합했다.
미국의 월간 CPI가 5%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5.4%) 이후 처음이다. 2021년 5월(5.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Fed의 금리인상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한 Fed는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현재 4.75~5.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다음날인 13일에는 도매물가 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예상을 밑돈 CPI에 힘입어 시장에서는 Fed가 5월 FOMC에서 추가 인상을 끝으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에 한층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5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이후 6월 동결 가능성을 가장 높게 반영하고 있다. 7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베팅도 절반에 달한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다음 FOMC가 금리 인상의 마지막 회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더 얻었다”고 평가했다. KPMG의 다이앤 스윙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년 전보다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물가가 낮지는 않다"고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대출 긴축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긴축 막바지' 기대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공개한 보고서들을 통해 지속된 긴축과 SVB 사태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안정 리스크가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급격한 통화 긴축은 장기채권자산에 상당한 손실을 촉발했고 자금조달 비용을 높였다"며 "금융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은 더 급격한 위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날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은행 파산이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후에는 3월 FOMC 의사록도 공개된다. 앞서 SVB 파산 직후 은행권 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강행한 배경과 Fed의 경제 평가 등을 주목할만하다. 주 후반에는 JP모건체이스, 씨티,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이 자리에서 향후 대출 규제 및 신용경색 등과 관련해 어떠한 경영진 메시지가 나올지 등이 관건이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CPI 공개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36%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3.9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7%이상 낮은 101.4선을 기록 중이다.
유럽 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는 전장 대비 0.42%, 영국 FTSE지수는 0.66%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프랑스 CAC지수는 0.38% 올랐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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