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이닝 무실점, 문승원 682일 만의 선발승 힘입어 SSG 6연승 질주

김효경 2023. 4. 1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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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구 삼성전에서 역투하는 SSG 랜더스 선발투수 문승원. 뉴스1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의 기세가 무섭다. 2년 만의 선발 복귀전에서 호투를 펼친 문승원을 앞세워 6연승을 내달렸다.

SSG는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SSG는 4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시작된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단독 1위(7승 1패)도 굳게 지켰다. 삼성은 6연패를 당하면서 최하위(공동 9위) 탈출에 실패했다.

선발투수 문승원의 투구가 빛났다. 문승원은 8회까지 안타 8개를 맞았지만 고비에서 힘을 발휘해 무실점했다. 문승원이 선발승을 따낸 건 2021년 5월 30일 대전 한화전(6이닝 1실점 승) 이후 682일만이다. 2019년엔 11승을 올리는 등 선발로 활약했으나, 팔꿈치 인대 재건수술을 받아 1년 동안 쉬었고, 지난해 5월 복귀 이후엔 구원투수로만 나섰다. 한국시리즈 포함 25경기에서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한 게 2이닝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원형 SSG 감독은 문승원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보직을 맡겼다. 지난 7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비로 노게임이 선언되긴 했으나, 선발 복귀전에서 3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공식 첫 등판에선 승리까지 따냈다.

문승원은 "지난 등판에선 떨렸는데, 이번엔 덜 했다. 그래도 비가 고맙진 않고 아쉬웠다. 잘 던지고 있어서 슬펐다. (박)성한이가 호수비를 많이 해줘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6이닝 투구 정도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그만 던지라고 했다. 가끔 수술한 쪽 신경이 걸리는데, 네 번 정도 그랬다. 큰 문제는 아니고 과정이라고 하더라. 투구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승원은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1회 1번타자 구자욱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호세 피렐라를 상대로 병살타를 이끌어냈고, 이원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매조졌다. 2·3회 삼자범퇴 이후엔 박성한이 솔로홈런을 쳐 리드를 안겼다. 문승원은 4회에도 1사 1, 2루에 몰렸으나 김동엽을 상대로 또다시 병살타를 이끌었다.

4회 2사에서 백정현 상대로 선제결승홈런을 치는 박성한. 뉴스1


최대 위기는 5회 말이었다. 오재일, 이성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김지찬을 짧은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구자욱에게 다시 안타를 줘 만루에 몰린 뒤엔 피렐라와 이원석을 범타로 처리했다.

문승원은 "운이 좋았고, 수비가 많이 도와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타자들은 내가 선발일 때 빨리 승부하기 때문에 그 점을 생각하고 이재원, 김광현, 김성현 형이랑 이야기하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회 슬라이더를 원하는 포인트에 던진 게 제일 마음에 들고, 체인지업이나 투심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으려던 공이 안타가 됐다. 보완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SSG 타자들은 6회 초 최정의 통산 2000호 안타(2루타), 최주환의 볼넷, 박성한의 희생플라이, 상대 투수 폭투를 묶어 2점을 추가했다. 문승원은 남은 3이닝 동안 피렐라에게 단타 한 개만을 내주고 무실점한 뒤 마운드를 서진용에게 넘겼다. 8이닝 4피안타 1볼넷 무실점.

문승원의 직구는 시속 142~147㎞에서 형성됐다. 문승원은 "이게 100%이지 않을까 싶다. 전력투구인데 더 빠르게는 나오지 않았다"며 "(선발 준비는)어렵지 않았다. 원래 하던 보직이고, 지난해 게임 운영 실수가 많아서 그 부분을 생각하며 준비했다. 그러니까 덜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SSG는 이날 승리로 6연승을 달렸다. 문승원은 "연패가 깨질까봐 부담스럽긴 했다. 내가 잘 하는 보직인 선발에서 증명하고 싶었다. SSG는 김광현과 로메로가 로테이션에서 빠져 있다. 문승원은 '내가 더 잘 하겠다'기보다는 내 할 몫만 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산 2000안타 기념구를 든 SSG 최정. 사진 SSG 랜더스

김원형 SSG 감독은 "승원이의 복귀 승리와 최정의 2000안타 기록을 축하한다. 필승조가 잦은 등판을 했는데 문승원이 8이닝을 막아줘 팀에 너무 큰 힘이 됐다. 완급조절과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선발 투수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포수 이재원의 리드를 칭찬하고 싶다. 위기 상황에서도 승원이와 좋은 호흡을 유도하면서 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말했다.

호수비와 선제 솔로포를 터트린 박성한은 "유격수는 항상 수비가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훈련 때부터 핸들링이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연습을 하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 자신감이 생기는 거 같다. 수비가 잘 풀리니 공격도 좋은 결과 나오는 거 같다. 부상 없이 공수에서 좋은 모습 보이고, 조심스럽지만 골든글러브에 도전해 보고싶다"고 했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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