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기에 좋은 두 교회의 ‘아름다운 동행’

2023. 4. 1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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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오산시에는 두 교회가 한 건물 안에 동거하고 있는 곳이 있다.

세 교회도 한 건물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으니 별다른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포도나무교회(예장합동·양재훈 목사)와 말씀의빛교회(침례·윤용 목사)의 경우는 조금 독특하다.

양 목사는 "목사님. 두 교회가 연합해서 좋은 일도 같이 할 수 있고, 함께 신앙훈련이나 교회 행사를 같이 할 수도 있다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까요?"라고 다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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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변호 목사의 그리스도人 STORY] 연합 일구는 오산시 한 지붕 두 목회자
양재훈 포도나무교회 목사·윤용 말씀의빛교회 목사
포도나무교회와 말씀의빛교회 성도들이 연합예배를 드리는 모습.


경기도 오산시에는 두 교회가 한 건물 안에 동거하고 있는 곳이 있다. 세 교회도 한 건물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으니 별다른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포도나무교회(예장합동·양재훈 목사)와 말씀의빛교회(침례·윤용 목사)의 경우는 조금 독특하다.

포도나무교회는 개척한 지 4년이 된 교회이다. 개척한 지 1년이 될 때까지 꾸준히 성도들이 늘면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19가 터졌고 교회 성장이 멈추었다. 양재훈 목사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교회의 내실을 기하고 성도들이 결속하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말씀의빛교회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렸다.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도 성도들이 많은 은혜를 누렸다고 한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성도 각자가 자신의 처소에서 말씀 묵상하기를 힘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끝날 무렵 말씀의빛교회가 예배 처소를 새롭게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성도들의 거주지가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각지로 흩어져 있어서 예배 처소를 어디로 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중간쯤이라 여겨지는 지역에 공간 대여하는 곳이 있어서 주일만 공간을 대여해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지만 갈수록 교회 공간의 필요성이 커졌다.

예배당 위치를 담임목사 거주지 주변으로 하자고 성도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후 윤용 목사의 거주지인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에서 공간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적절한 공간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포도나무교회 양재훈 목사와 만났다. 대화 중에 양 목사가 제안했다. “목사님. 그러지 마시고 우리 교회가 들어와 있는 건물 4층이 임대로 나왔으니 여기로 들어오시죠?”

윤용 목사(왼쪽)와 양재훈 목사.


윤 목사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한 건물에 교회가 하나면 되지 우리 교회가 거길 왜 들어갑니까?”라고 대답했다. 양 목사는 “목사님. 두 교회가 연합해서 좋은 일도 같이 할 수 있고, 함께 신앙훈련이나 교회 행사를 같이 할 수도 있다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까요?”라고 다시 제안했다.

윤 목사가 “만약 어떤 분이 교회를 정하기 위해서 이 건물로 들어와서 3층 포도나무교회로 가려다가 4층에 말씀의빛교회가 있는 것을 보고 그리로 들어가면 목사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그건 민폐가 될 것 같은데요?” 양 목사는 “말씀의빛교회로 성도가 간다면 대환영입니다. 건강하고 말씀이 바른 교회로 성도가 가는데 제가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윤 목사는 “그래요? 그렇다면 생각해 볼만 한데요? 만약 4층 말씀의빛교회로 가려고 하다가 3층 포도나무교회로 어느 분이 간다면 저는 대환영입니다. 목사님처럼 건강하고 올바른 마인드로 목회하는 분에게 성도가 가는 것을 싫어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포도나무교회가 3층에 입주해있는 상태에서 같은 건물 4층으로 말씀의빛교회가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입주하는 과정에 양 목사가 발 벗고 나서서 인테리어 비용을 절감할 방법을 알아봐 주고, 가구를 구입하는 과정, 정수기 설치와 인터넷 설치 등 많은 부분에서 큰 도움을 주었다. 모든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말씀의빛교회는 지난 1월 15일에 첫 예배를 드렸다. 이후 2월 19일부터 4주간 주일 오후에 윤 목사를 강사로 두 교회가 연합으로 말씀 묵상 세미나를 가졌다.

양 목사는 “저는 너무도 부족한데 훌륭한 윤용 목사님이 곁에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 처음에는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다. 주변 식당 사장님을 비롯하여 심지어 주변 목사님들도 이해가 안된다며 걱정을 했다. 그들은 경쟁처럼 보였는가 보다. 그들에게 우리는 경쟁이 아니라 연합이라고 했더니 의아해 했다”고 말했다.

작은 교회가 연합하여 사역하면 장점이 많은데, 두 교회는 그 장점을 최대한으로 누려가고 있다.

포도나무교회와 말씀의빛교회가 서로 경쟁하는 교회가 아니라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서로의 강점을 공유하는 형제교회로 아름다운 연합을 이루어가고 있어 앞으로 이 두 교회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세워 가실지 기대된다.

김변호 목사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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