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투자사 변신 원년…"전기차 흥행 잇는다" [기업&이슈]
[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앵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그룹의 전기차 사업을 주도할 전망입니다.
포스코그룹은 리튬, 니켈 같은 2차전지 원료부터, 양극재, 음극재 등 소재를 생산하는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데,
마지막 남은 퍼즐인 전기차 부품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맡아 보겠다는 겁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우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어떤 기업인가요?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과 함께 3대 종합 상사로 꼽힙니다.
상사의 핵심 사업은 트레이딩입니다. 고객사와 제조사 간의 중개를 통해, 제품을 대신 팔고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내는데요.
네트워크가 얼마나 갖춰졌는 지가 경쟁력을 가릅니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에 인수되면서, 포스코대우를 거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출범하게 됐는데요.
당시 국내 1위 종합상사가 대우인터내셔널이었습니다.
포스코는 당시 인수가로 회사 역사상 가장 높은 약 3조 3,700억원을 제시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죠.
이후 대우인터내셔널이 구축한 세계 50개국, 107곳의 지사를 활용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철강 유통 네트워크 역할을 해왔습니다.
<앵커>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 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됐기 때문에 당시 엄청난 금액으로 인수한 거겠죠. 결과는 어떤가요?
<기자>
먼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매출 구조를 보시겠습니다.
지난해 매출의 대부분이 상사 부문에서 나왔는데요. 사업 별로는 상사가 89.8%, 에너지가 3.6%, 투자가 6.6% 등입니다.
물론 포스코의 역할이 컸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철강 유통 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포스코가 생산한 철강 제품 거래량이 처음으로 1,000만톤을 웃돌면서 매출이 늘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가스나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은 바 있죠.
상사는 원자재를 수입해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개 역할을 하는데요. 그런 만큼 달러 강세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연간 매출은 37조 9,89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포스코(35조 8,222억원)를 비롯해, 포스코그룹의 모든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는 새로 선임된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정통 '대우맨' 출신 정탁 부회장인데요.
대우인터내셔널 시절 철강재 수출을 담당했는데, 포스코 직원보다 포스코 제품을 더 많이 판 인물로 알려집니다.
이렇게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연결돼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앵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의 철강과 함께 성장했다는 얘기인데요.
앞서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한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포스코그룹은 지난해부터 신사업으로 전기차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나섰습니다.
철강 회사 포스코가 아닌 배터리 같은 친환경 소재 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하기도 했죠.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리튬, 니켈 등 원재료를 확보하고 있고요.
포스코퓨처엠이 2차전지 소재를 맡으며 배터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인데요.
여기에 포스코인터내셔널도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겁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밸류체인에 속해 있습니다.
트레이딩 사업을 통해 포스코에서 생산된 자동차 강판을 수출하고, 니켈, 흑연 등이 필요한 포스코퓨처엠에게 원료를 조달하기도 했죠.
전기차 밸류체인의 전후방을 책임지는 것에서 나아가, 전기차 부품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전기차 부품 가운데서도 심장부인 모터를 만드는 모터코어입니다.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을 감싸는 역할을 하죠.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모터코어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중국, 인도, 멕시코, 유럽 등으로 생산처를 확대해 전기차 부품의 핵심 공급처가 되겠다는 겁니다.
미국 IRA, 유럽 CRMA 등 전 세계적으로 현지 생산을 강조하는 만큼 앞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전기차 다음으로 뜨고 있는 하이퍼루프 시장에도 선제적으로 진출합니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 안에 차량을 띄워 마찰을 최소화 해 빠른 속도로 이동하게 하는 미래 운송 수단이죠.
네덜란드 하르트 사와 손잡고 네덜란드와 사우디 네옴시티 안에 노선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앵커>
전기차를 넘어 하이퍼루프까지 미래의 친환경차를 다 아우르겠다는 대단한 포부인데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상사입니다. 제조사가 아닌 만큼 한계가 있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올해부터 투자사로의 변신을 선언한 이유입니다.
먼저 투자를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고, 수익성을 확인한 후에 필요한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겁니다.
에너지 부문 역시 가스전 탐사에 성공하자, 이후 플랜트나 수송선을 추가로 투입해 LNG 생태계 구축에 나섰죠.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1조 2,977억원으로 전년보다 7,000억원 이상 확충했죠. 투자 여력도 충분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제조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전기차, 특히 관련 부품 사업을 꾸리는 데 경쟁력이 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트레이딩 역랑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간 트레이딩을 통해 자동차 부품 사업을 했습니다.
국내 제조사의 제품을 한데 모아서 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역할을 담당했죠.
오래 전부터 모터코어를 생산한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이 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네트워크가 더해지면 큰 시너지가 예상됩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구체적인 '전기차 비전'을 내일 비전 선포식에서 밝힐 예정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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