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화전' 부치며 고향의 봄을 상상합니다 [노부부의 집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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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기자]
친구가 페이스북에 진달래 화전 사진을 올렸다. 6년 전 사진이라고 쓰인 것을 보는데, 갑자기 한국의 봄이 그리워졌다. 나는 원래 화전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보는 순간 어쩐 일인지, 겉이 살짝 바삭한 듯하면서 부드럽고 쫀득한 화전의 맛이 입가에 돌면서 당장 만들고 싶어졌다.
그러나 나는 캐나다에 와서 진달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철쭉이 가끔 보이고, 보통은 철쭉과에 해당되는 만병초가 더 많이 보이는 동네인지라, 여리여리한 진달래를 생각하니 한국의 봄이 더욱 그리워졌다.
▲ 캐나다에서도 개나리를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마당에 심었다 |
ⓒ 김정아 |
찹쌀가루는 습식으로 사용하여야 제맛이겠지만, 집에 있는 것은 건식 찹쌀가루뿐이었다. 하지만, 약간 마른 느낌이 날 뿐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물을 끓여 익반죽을 하였다.
손으로 치대면 손이 엉망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섞인 후에 비닐봉지에 넣어서 치대 주고는, 숙성되게 잠시 두고는 꽃을 따러 나갔다.
▲ 화전을 위해 씻어둔 꽃들 |
ⓒ 김정아 |
반죽은 엄청나게 끈적거렸다. 비닐봉지 안에서도 들러붙어서 떨어지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였다. 나는 손에 기름을 바르고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동그랗게 빚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 유산지에 올려둔 반죽 |
ⓒ 김정아 |
고향의 봄을 느끼는 순간
▲ 프라이팬에서 익어가는 화전 |
ⓒ 김정아 |
▲ 꿀과 함께 간식으로 담은 화전 |
ⓒ 김정아 |
이렇게 우리는 오늘도 캐나다에서 한국의 봄을 먹었다.
[화전 만들기]
건식 찹쌀가루 500ml, 소금 1/4 작은술, 끓는 물 1컵(물의 양은 가루가 마른 정도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남), 식용 가능한 봄 꽃(진달래, 개나리, 벚꽃, 장미, 팬지 등), 쑥, 참나물, 미나리 등도 함께 사용.
1. 찹쌀가루에 소금을 섞어주고, 끓는 물로 익반죽을 한다. 물의 양의 가루의 마른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꺼번에 다 붓지 말고 반죽해 가면서 결정한다.
2. 반죽이 어느 정도 섞이면 비닐봉지에 넣어서 마저 주물러 주고, 30분 정도 숙성한다. 가루가 수분을 흡수하는 시간이 약간 필요하다
3. 꽃을 씻고 꽃받침을 바짝 잘라서 준비한다.
4. 손에 기름을 바르고 반죽을 비슷한 양으로 잘라 동글 납작하게 빚어준다.
5. 프라이팬을 중불로 달구고, 반죽을 하나씩 올려 먼저 한쪽 면을 익힌다.
6. 익은 면을 위로 올라오게 뒤집고, 그 위에 꽃이나 나물을 붙여 장식해 준다.
7. 반죽이 통통하게 부풀어 오르면 다 익었다는 뜻이므로 그대로 접시에 담아 꿀과 함께 상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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