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혐오, 왜…“정체된 정치문화, 반정치 심화”

안소현 2023. 4. 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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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치’, 정치체제 불안정성 증가로 이어져
토론 참여 청년들 “기존 정치 담론 벗어나야”
“취업난 등 와 닿는 문제 해결, 기성정치 넘는 것”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청년아고라: 대한민국 정치혐오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효상 기자

청년들이 최근 국내에서 발생하는 정치혐오는 정체된 문화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청년들은 정치문화를 바꾸는 것이 정치혐오 극복에 도움된다는 것에 대다수 동의하며 정치권에 기성정치의 벽을 뚫을 것을 촉구했다.

12일 오후 국회에서 ‘청년아고라: 대한민국 정치혐오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해당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와 쿠키미디어, 대학알리가 주관하고 전용기 민주당 의원실과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가 주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고승혁 옥소폴리틱스 코리아 대표, 박범종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청년위원장, 예윤해 청년정의당 성남시위원장, 김태훈 시대전환 최고위원, 김연웅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 황인성 쿠키뉴스 정치팀 기자 등이 참여해 청년들이 느끼는 한국의 정치혐오를 주제로 토론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박상영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한국 정치혐오에 대한 학술적 분석’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반정치(Anti-politics)는 정치적 무관심과 다르다. 정치적 무관심이 심화해 정치에 대한 냉소로 바뀔 때가 문제”라며 “그게 반정치가 되는데 이것이 확산하면 민주주의에 악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정치 흐름의 사회적 확산은 정부나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는 정책 실행 과정의 거래비용 증가, 장기적으로는 정치체제의 불안정성 증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복원이 필요하다. 정당의 ‘제도화’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발제 겸 토론에 나선 청년 패널들은 ‘정체된 정치문화’를 정치혐오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이른바 ‘86세대’가 진보·보수 정당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어 정치권의 논의가 이 세대의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연웅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도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정치문화가 바뀌지 않고 이어진다면 지방자치의 가장 큰 논의는 ‘어떤 당의 공천을 받을 것이냐’로 가라앉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인성 기자도 “정치 개혁의 화두로 ‘새 인물 찾기’에 몰두하지만 진보진영은 사실상 민주화 세력이 주류”라며 “청년 시선에서는 민주화 운동권 세력들이 과거 기득권 정치세력과 비슷한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일탈도 ‘청년 정치혐오’의 이유라는 말이 나왔다. 이미 기득권에 불신을 가진 청년들이 정치인들의 부정행위를 보면서 더욱 정치에 반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박범종 민주당 세종시당 청년위원장은 “정치인의 금품 수수, 이권개입, 부정청탁 등에 대한 이슈는 정치 전반에 대한 혐오를 갖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사회 지도층으로 인식되고 있는 정치인의 일탈은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청년에게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고 질타했다.

거대 양당 등 소수 정치권력의 발언만 기사로 노출된다는 지적을 한 김태훈 시대전환 최고위원은 “한 줌도 안 되는 악성 지지층과 이들의 의사가 과하게 대표되는 모습 등이 반정치를 불러오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렇듯 정치혐오의 원인을 짚은 청년들은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의 결과를 내놨다. 청년 정치의 활성화, 기성정치를 향한 도전이 그것이다.

박 청년위원장은 “정치개혁을 통해 사표를 최대한 방지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교육도 선행돼야 한다. 토론학습을 통해 사회 전반의 관심을 넓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윤해 청년정의당 성남시위원장은 “결국 청년 정치도 정치 일부이기에 명확한 현실 인식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불신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취업난, 기후위기, 국민연금 문제, 열악한 주거권 등 우리 세대가 겪는 사회 문제에 천착하고 고통받는 당사자들과 연대하는 일을 청년 정치가 해야 한다. 기성정치의 벽을 뚫어야 한다”고 밝혔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치 공론장을 형성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고승혁 대표는 “챗GPT 등 비전문가도 사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AI를 통해 ‘쉬운 말하기’ 등 모두가 함께하는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상영 교수 또한 “정치에 대한 높은 기대를 안고 정치를 보면 실망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정치가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한 시민교육이 필요하다”며 “정치 작동방식을 잘 이해한다면 정치 변화도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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