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말라가는 러시아…경상수지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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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원유 수출 제재로 '돈줄'이 말라가는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가 급감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가 186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10억 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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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블화도 약세
서방의 원유 수출 제재로 '돈줄'이 말라가는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가 급감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가 186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10억 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2016년 이후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로는 가장 적은 수준이다.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로 대(對) 유럽 석유, 가스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주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출액이 줄어들면서 무역수지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달러 수입이 줄고, 재정이 악화되면서 루블화 가치도 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정부와 기업은 유럽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수출 시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660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2274억 달러)와 비교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봤다. 지난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방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원유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전쟁 직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고, 지난해 12월엔 주요 7개국(G7) 중심으로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다. 이 같은 제재 조치로 러시아 우랄산 원유는 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 중이다. 전통적인 판로를 잃은 러시아는 인도, 중국 등 유럽 대체 시장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올 들어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 국가로 올라선 상태다.
블룸버그의 알렉산더 이사코브 러시아 이코노미스트는 "(해외로부터) 수입은 지난해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됐지만 (정부가) 벌어들이는 돈은 대러 에너지 수출 제재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경상수지 흑자 축소가 통화가치 약세로 이어지고, 이 같은 루블화 약세는 최근 회복 중인 소비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가 국방비 지출까지 늘리면서 재정 상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서방의 제재가 이처럼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조여오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국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1일 TV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버는 돈)이 올해 2분기 말 턴어라운드 할 수 있다"며 "원유 가격 상승으로 석유, 가스 수익이 추가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경상수지 악화가 지속될 경우 루블화 가치도 계속 하락할 전망이다. 달러 대비 루블화는 지난해 연말 73루블대에서 12일 현재 82루블대에서 거래되는 등 가치가 12% 넘게 하락했다. 신흥국 주요 통화 대비 낙폭이 가장 크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소피아 도네츠 르네상스 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올해 2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분기 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며 "루블화 가치의 변동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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