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를 타겟으로 한 '몬스터 에너지'의 상표권 줄소송.. '점입가경'
에너지 음료업체 '몬스터 에너지'가 인디 게임 '다크 디셉션: 몬스터 앤 모탈'(Dark Deception: Monsters & Mortals)을 개발한 글로스틱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또 관련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몬스터 에너지가 벌여왔던 상표권 침해 소송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글로스틱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빈센트 리빙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몬스터 에너지로부터 법적 대응을 받았음을 밝히며, 모금을 통해 법정에서 싸울 것임을 피력했다. 이번 소송은 '다크 디셉션: 몬스터 앤 모탈'의 '몬스터'가 몬스터 에너지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몬스터 에너지 측은 '다크 디셉션: 몬스터 앤 모탈'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게 해주는 대가로 ▲다음 작품부터는 게임명에 'monster'와 그 변형체인 'monsta', 'monsterous', 'monstrocity' 등 비슷한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 ▲서비스 설명에 'Beast' 및 'Unleash' 혹은 이와 비슷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 ▲글로스틱의 상표와 디자인에 검은색 바탕에 녹색 혹은 흰색 로고를 사용하지 말 것 등의 조건을 걸었다.
이러한 조건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글로스틱 엔터테인먼트 측이 ▲몬스터가 가진 발톱 로고 혹은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동의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 제품과 혼동할 수 있는 로고를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는 등 별도의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몬스터 에너지 측은 제안을 거부했다.
이렇게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한 몬스터 에너지의 상표권 침해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특허 검색 사이트 'J-PlatPat'에서 '몬스터 에너지 컴퍼니'를 청구인으로 한 이의신청의 건수를 조사하면 총 117건이 조회되고 있다. 심지어 해당 이의신청에는 닌텐도의 '포켓몬스터', 캡콤의 '몬스터 헌터' 등의 블록버스터급 게임까지 포함되어 있다.
'몬스터'라는 단어가 통상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몬스터 에너지의 행보는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지극히 비정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 경우도 발견되는데, 일례로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2002년에 출시한 음료 '몬스터 에너지' 보다 7년 앞선 1995년에 상표 출원을 마친 상황이어서 적반하장 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몬스터 에너지'의 묻지마 소송 행보가 실제 게임사들에게 심각한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게임 회사들의 경우 글로벌 전 지역에서 '몬스터 에너지'의 소송에 맞서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며, 메이저 게임사들 또한 바쁜 출시 일정에 발목 잡힐 일들이 많아 '몬스터 에너지'와의 전면전을 펼치긴 쉽지 않다.
결국 게임사 입장에서는 소송에선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수년간 소송에 휩싸이기 싫어서 '몬스터 에너지'와 억지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지난 2020년에는 '몬스터 에너지'가 유비소프트에서 등록한 '갓 엔 몬스터즈'를 대상으로 상표권 소송을 하여 결국 게임명을 '임모탈 피닉스 라이징'으로 바꾸게 한 바 있다.
또 '몬스터 에너지'는 국내에서도 지난 2013년 넷마블에서 출시한 '몬스터길들이기'를 대상으로도 특허 소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에 몬스터 에너지 측은 “사건 등록상표와 그 표장 및 지정상품이 극히 유사한 선등록상표를 등록하여 소유하고 있는 자로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존속 여부에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있다”라며 '몬스터 길들이기'의 상표권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의 특허심판원은 '몬스터 길들이기'와 '몬스터 에너지'의 구성문자, 문자의 도안화 및 도형의 유무 등에 차이가 있어 외관이 유사하지 않다는 점과 '포켓몬스터', '디지털몬스터' 등의 상표가 '몬스터 에너지' 등록상표의 출원 시점 이전부터 다수 등록되어 있다는 것 등을 근거로 기각한 바 있다.
다만 넷마블 또한 해외에는 '몬스터 길들이기'의 이름을 '크리쳐 아카데미'(Creature Academy)로 출시해서 소송에 휘말리지 않았을 뿐 글로벌 지역에서 '몬스터 에너지' 측과 대규모 소송에 휩싸였다면 유비소프트와 비슷한 굴욕을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이렇게 게임업계를 표적으로 한 '몬스터 에너지'의 줄소송 이력이 노출되면서 '몬스터 에너지'에 대한 게임 이용자들의 인식이 추락하고 있다.
그동안 친환경 기업을 주장하기도 하고 '롤드컵'을 후원하며 친 게임기업 이미지를 보여왔던 '몬스터 에너지'가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게임사 괴롭히기'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소식을 전한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일반 명사를 상표의 일부로 쓰면 감당해야지 뭔 광역 고소질이여...”, “게이머들이 몬스터 음료 불매 때리면 어쩌려고 저런 멍청한 짓을 하지?”, “마케팅이라면 실패한 거 같은데. 이미지 더 나빠짐” 등의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허 및 상표권 전문가들 또한 이 같은 '몬스터 에너지'의 소송 행보에 대해 '대규모 자본을 이용한 게임업계 억지 공격' 행보로 인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학과 교수는 “무차별 소송을 걸면 작은 인디 게임사들이든 큰 회사들이든 '몬스터 에너지'의 협상안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라며 “'몬스터 에너지'가 게임업계에 거대한 몬스터가 되어 폭력을 일삼고 있는 셈이다”라고 진단했다.
한국 특허 정보원의 한 관계자 또한 “출시일이 더 빠른 '포켓몬스터' 같은 상표권까지 공격하면 승소할 수 없다는 것을 그쪽 변호사나 변리사들이 모를 리가 없다."라며 ”이슈화를 노린 어그로 행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다만 한국과 달리 글로벌 국가 중에는 '몬스터 에너지'가 승소하는 곳도 있을 수 있다.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이 '몬스터'란 단어를 제목에 쓴다면 국가별로 '몬스터 에너지'의 승소 상황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기사 작성 김진우 인턴 기자 (jinwoo@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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