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은선, 콜린 벨호 새 옵션으로 자리매김…"월드컵까지 아껴두고 싶을 정도"

조효종 기자 2023. 4. 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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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호주, 뉴질랜드 월드컵을 앞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4월 A매지 2연전을 통해 박은선 카드를 새로운 옵션으로 추가했다.

1986년생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은 2015년 이후 한동안 대표팀과 거리가 멀어졌다가 지난해 벨 감독의 부름을 받고 오랜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기존 대표팀 주축 공격진과는 다른 강점을 지닌 박은선이 새로운 옵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콜린 벨호가 월드컵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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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왼쪽,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2023 호주, 뉴질랜드 월드컵을 앞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4월 A매지 2연전을 통해 박은선 카드를 새로운 옵션으로 추가했다.


11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여자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른 한국이 잠비아를 5-0으로 대파했다. 7일 열린 1차전에서 5-2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잠비아와의 연전을 모두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콜린 벨호는 이번 2연전을 온전한 상태에서 치르지 못했다. 이탈자가 너무 많았다. 강채림, 이민아, 이영주 등은 아예 소집에 참가하지 못했다. 지소연과 최유리, 심서연은 대표팀에 합류는 했으나 부상으로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고, 결국 2연전에 모두 결장했다. 1차전 경기 도중에는 센터백 임선주마저 부상을 당했다.


전 포지션에 걸쳐 주전급 멤버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반강제적으로 플랜B를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때 벨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박은선이었다. 1986년생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은 2015년 이후 한동안 대표팀과 거리가 멀어졌다가 지난해 벨 감독의 부름을 받고 오랜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복귀 후 주로 경기 막판에서야 잠시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2연전에서는 출전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1차전 전반이 1-2로 끝나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고 2차전에선 아예 선발로 나섰다.


박은선은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자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특히 182cm에 달하는 큰 키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 능력이 압도적이었다. 잠비아 선수들 2~3명이 붙어도 박은선을 막기 어려웠다. 박은선은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여유 있게 공을 배급하며 상대 감독도 감탄할 만한 포스트 플레이를 보여줬다.


대표팀은 박은선의 높이가 통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여러 골을 만들어냈다. 1, 2차전 박은선이 따낸 공중볼을 이금민이 이어받아 득점으로 연결하는 장면이 한 차례씩 나왔다. 2차전 후반 44분에는 박은선이 머리로 직접 골망을 흔들었다. 김혜리의 코너킥에 이은 헤딩 슈팅이 그라운드 맞고 튀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박은선(가운데,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박은선은 공중볼 경합 외 다른 모습들도 보여줬다. 1차전 막판 상대가 공 소유권을 차지한 듯 보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문전으로 달려가 상대 수비진의 실수가 나오자 득점을 기록했다. 2차전 전반 34분에는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내고 돌파해 득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2차전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조커가 아닌 선발 공격수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것 역시 증명했다.


기존 대표팀 주축 공격진과는 다른 강점을 지닌 박은선이 새로운 옵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콜린 벨호가 월드컵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이 넓어졌다. 벨 감독이 잠비아와 스타일이 유사하다고 평가한 콜롬비아전이나 장신 선수들이 포진한 독일전 등에서 박은선을 활용한 조합을 구성해 볼 수 있게 됐다. 대표팀 중원의 핵심 조소현은 잠비아전을 마친 뒤 이번 2연전 성과로 대표팀의 옵션이 늘어난 것을 언급하며 "독일에는 언니와 같은 피지컬을 지닌 선수가 많다. 감독님이 언니를 어떻게 활용할지 나도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벨 감독 역시 박은선의 활약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당초 기대보다 더 잘하고 있다는 평가다. 잠비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은선 선수가 그동안 굉장히 열심히 했다. 작년 박은선을 처음 소집했을 때 '네게 원하는 건 15~20분'이라고 말했는데, 선수가 계속 노력하면서 더 강해졌다"고 박은선을 치켜세웠다. 이어 미소를 머금고 "월드컵 전까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잘 보관했다가 대회에 내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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