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잇달아 만난 尹…“MZ·미래·과학기술이 키워드"

박태인 2023. 4. 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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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기아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를 잇달아 만나며 대기업과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4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공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윤 대통령은 일주일 뒤인 11일엔 기아 화성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현장을 시찰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윤 대통령의 방문에 발맞춰 수십조원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통령의 대기업 방문을 이례적이라 보긴 어렵지만, 일각에선 ‘밀착’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지난달 일본 순방 때는 4대 그룹 총수가 동행했다. 이달 말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때도 4대 그룹을 포함해 100여개 기업의 대표가 동행한다. 자주 만나다 보니 윤 대통령과의 친밀감이 드러나는 모습도 자연스레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지난 4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OLED 모듈라인 시찰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윤 대통령의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방문 환영사에서 “대통령님께서 얼마 전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게 국민에 대한 정치인의 최선의 일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제가 직접 들었다”며 “제 마음 깊숙한 곳에 울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환영사를 직접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재계에선 화제가 됐다. 11일 기아 화성 전기자동차 공장 기공식에선 윤 대통령이 정의선 회장과 편한 자세로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대기업 총수만을 만나기 위한 자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순방 때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일환으로, 투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올해 키워드로 ‘MZ세대·미래·과학기술’ 세 가지를 제시했다”며 “대기업 방문은 첨단산업 등 미래 세대의 먹거리 창출을 위한 ‘미래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 화성시 기아 자동차 공장 3공장 생산라인을 시찰한 뒤 근로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대통령실이 특히 강조하는 건 윤 대통령의 대기업 방문 때마다 빠짐없이 이어가는 중인 직원과의 만남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현장의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매번 간담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MZ세대가 참여하는데, 대통령실의 예상보다 호응이 더 좋다고 한다.

지난 4일 삼성디스플레이 방문 때는 500여명의 MZ세대 직원이 회사 입구에서 윤 대통령을 박수로 맞았다. 이때 대통령실은 삼성 측에 “왜 직원을 기다리게 했느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는데, 삼성 측에선 “요즘 강제로 나오라고 어떤 직원이 나오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양대 노총의 비중이 높은 기아 방문 때도 윤 대통령과의 간담회 참석을 희망한 직원들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기업 편중 행보’란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대표를 더 많이 참여시켰다”며 “곧 중소·벤처 기업인과의 만남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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