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에 충격 안겼다...'성장 전망 4연속 하향' G20서 유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번 연속으로 낮춰 잡았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20개국 모임인 G20에 속한 국가 중 성장률 전망치가 연이어 하락한 건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성장률 반등의 계기를 그만큼 찾기 어렵다는 풀이가 나온다.
4번 걸쳐 성장률 2.9%→1.5%로 낮춰
12일 IMF가 전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G20 중 8개 국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이 1월 내놓은 전망치보다 낮아졌다. 한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 봤는데 지난 1월 전망(1.7%)보다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매년 1‧4‧7‧10월 성장률 전망을 내놓는 IMF는 지난해 4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9%로 예상한 데 이어 지난해 7월(2.1%), 10월(2%) 등 발표 때마다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내년도 어렵나…정부 “서서히 나아질 것”
한국만 성장률 전망을 꾸준히 낮추는 것을 놓고 이전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 회복이 더디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엔 어렵고 하반기엔 회복할 것이라는 ‘상저하고’ 기대와는 달리 하반기 경기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IMF는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1월 예상한 것(2.6%)보다 하향했다.
정부는 IMF 경제전망의 과잉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IMF가 한국에 대한 전망을 이전에 낙관적으로 봤다가 최근 수출을 고려해서 조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 물가가 높아 서민 측면에서 힘든 부분이 많고, 수출이 급반등하진 않겠지만 서서히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자체가 늘어나는 건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무역적자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부진 장기화 영향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세계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경기 둔화로 반도체 등 제조업 관련 수요가 급감하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도 이전만큼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고 ‘리오프닝’을 했다지만 이로 인한 수출 회복도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어진 물가 상승과 고금리는 내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IMF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건 경기 회복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며 “중국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반도체 등 국내 수출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저하고는 어렵고 잘해도 ‘상저하중’ 정도가 최선의 시나리오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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