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조현동 주미대사에 신임장 수여…美 도·감청 이슈 진화 부심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조현동 주미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수여식에는 직전 주미대사인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기념촬영 후 윤 대통령의 집무실로 이동해 환담했는데, 이 자리에선 역대 최단기간인 일주일 만에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내준 미국 정부가 신임장 제정식(4월 17일)까지 최단 시일에 잡은 것이 화제가 됐다고 한다. 신임장 제정식은 파견국의 국가 원수(윤 대통령)가 새로운 대사에게 수여한 신임장을 주재국 국가 원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절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달 말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한·미 동맹 70주년의 의미를 감안한 미국 측의 성의 있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주미 공사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을 지낸 북미·북핵통 외교관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외교부를 뒤흔든 이른바 ‘자주파 대 동맹파’ 논란의 핵심 당사자이기도 하다. 당시 북미3과장이던 그는 사석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일부 386 인사들의 대미 외교정책을 비판했다는 투서로 보직해임 됐다. 이후 주인도대사관 근무를 거쳐 이명박 정부 청와대(대외전략기획관실 선임행정관)에서 일했다. 이때 대외전략기획관이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호흡을 맞췄다.
이후 2010∼2012년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으로 북핵 협상 실무를 맡았고, 장관 특별보좌관과 주미 정무 공사, 외교부 공공외교 대사 등을 거쳤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조실장을 끝으로 외교부를 떠났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차관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조 대사로서는 이달 하순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가 중요하다. 특히,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감청 이슈 관리가 선결 과제다.
대통령실은 도·감청 이슈가 더 번지지 않도록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국빈 방문 일정 협의차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1차장은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으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에 어떤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냐”는 기자 질문엔 “(전달)할 게 없다”며 “왜냐하면 누군가가 위조를 한 것이니까”라고 답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 대변인실 명의로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공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세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통령실은 도청 의혹이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하는데 미 국방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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