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냐 ‘무조건’이냐…한화·대우조선 합병 임박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연합뉴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9부 능선을 넘었다. 방위사업청에서 두 회사를 결합해도 군함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마지막 걸림돌이 사라졌다. 이달 안에 공정위 승인과 함께 새로운 대우조선해양 출범이 유력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위한 행정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말까지 유럽연합(EU) 등 7개국의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고,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도 방산업체 매매와 외국인 투자허가를 받았다.

한국 공정위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조건부(가격과 정보의 차별적 대우 차단 조건) 승인이냐, 무(無)조건 승인이냐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이 일반 선박시장 독과점만 검토했다면, 한국 공정위는 여기에 더해 군함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 등을 살펴봐야 하는 탓에 시간이 더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공정위는 한화의 무기체계 사업과 대우조선의 특수선 부문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들여다봤다. 일부에서 한화가 대우조선에 무기 정보를 넘기거나 경쟁사보다 부품을 더 싸게 팔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함정을 건조하는 한국 조선사는 대우조선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HJ중공업, SK오션플랜트 4곳이다.

한화는 무조건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경쟁 제한 우려에 대해 ‘정부가 유일한 구매자인 방위산업 시장의 특성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다 지난 6일 방사청에서 ‘군함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 공정위는 심사보고서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단계로 피심인(한화) 의견을 한 번 더 들은 뒤 최종 안건을 만들어 전원회의에 올릴 계획이다. 공정위는 통상 수요일에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재계에선 빠르면 오는 19일, 늦어도 26일엔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관이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피심인 측 의견을 들은 뒤 피심인 의견에 대해 공정위의 대응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 그 뒤에 전원회의를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지난 10일을 임시 주주총회 기준일로 설정했다. 공정위 승인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의 6개 계열사 이사회에서 유상증자(2조원)를 결의하면 곧바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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