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000만원 넘겼다…SVB 파산에 은행 불안감 확산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은행 시스템 리스크 이후 가상자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3만19.64달러를 찍었다. 올해 초(1월 1일 1만6547.91달러)보다 80% 이상 오른 값이다. 특히 한 달 전(3월 10일 1만9669.92달러)과 비교해도 약 52% 상승했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이날 최고 4024만5000원을 기록했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의 상승 배경엔 SVB 사태 등 은행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의 은행 위기가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를 높였다”며 “투자자는 가상자산이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롤리(Lolli)의 알렉스 아델만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투자자가 매우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비트코인을 피난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이 대안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기보다, 유동성 흐름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발표되는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며 비트코인으로 먼저 돈이 몰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2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했다. 앞서 WSJ에 따르면 현지 경제 전문가는 3월 CPI가 5.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시장의 기대감도 가상자산으로의 유동성 공급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에선 Fed가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동결이나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앞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시카고경제클럽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 고위 인사가 금리 동결이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굴스비 총재가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상자산 투자자가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에 베팅하고 있다”고 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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