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에 한번 쾅 '공포의 윤산터널'…끼어들기 신고만 月200건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8시50분쯤 부산 윤산터널 안에서 자동차 여러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기장군에서 금정구 방면 터널 안에서 1t 트럭이 앞서가던 스포츠유틸리티(SUV)를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SUV가 앞으로 밀리며 사중 추돌사고가 됐다. 다행히 운전자 부상은 가벼웠지만, 1시간40분 동안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사흘이 멀다하고 사고 발생
부산 동서를 잇는 핵심 통행로에 있는 윤산터널(길이 1.5㎞)이 개통이후 3년간 이 같은 사고가 끊이지 않아 경찰과 부산시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20년 4월 개통한 윤산터널은 동ㆍ서 연결 도로인 산성터널과 곧장 이어지는 ‘산성터널 접속도로 금정구간’(3.24㎞)에 속한다. 대규모 주택단지가 있는 기장군에서 서부산을 향하는 차는 윤산터널을 지나 곧바로 산성터널에 진입하거나, 산성터널 진입 전 측면 출구(부곡 램프)를 통해 금정구청 방면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 집계를 보면 윤산터널 개통 이후 크고 작은 터널 내 사고 391건이 발생했다. 2.8일마다 1건씩 난 셈이다. 경찰은 신고 없이 자체 보험으로 처리한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는 더 잦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얌체운전ㆍ차량 엉킴 백약이 무효
사고 원인은 끼어들기 등이 꼽힌다. 기장군에서 금정구 방면으로 진입해 편도 2차로를 달리던 자동차는 약 1㎞ 지점을 지나 산성터널과 부곡 램프 분기점이 가까워지면서 뒤엉키기 시작한다. 이 지점에서 2차로가 3차로로 넓어진다. 1ㆍ2차로는 산성터널로 이어지고, 3차로를 달리면 부곡램프를 통해 윤산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금정서 관계자는 “출근길 모든 차로가 정체되는 상황에서 급히 차선을 바꾸거나, 1ㆍ2차로를 달리던 차가 3차로로 끼어들려고 시도하던 중 사고가 자주 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끼어들기를 단속해달라는 등 신고가 한 달에 200건 넘게 쏟아진다.
경찰은 여러 대책을 내놨다. 캠코더로 끼어들기 단속을 검토했지만, 빛 번짐이 심한 탓에 번호판 특정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한다. 대신 분기점이 나타나기 전부터 2차로와 3차로를 구분하는 도색 차선 ‘컬러 레인’을 시공하고 끼어들기 금지 시선 유도봉을 연장했으며, 주행 제한 속도를 시속 80㎞에서 70㎞로 낮췄다. 조명으로 터널 내 자동차 정체 현황을 알려주는 ‘지능형 정체 알림 시스템’도 도입했다. 하지만 윤산터널 사고는 2020년 117건에서 2021년 157건, 지난해 101건 등 계속 발생하고 있다. 올해 사고는 16건이다.
‘영상전광판’ 효과 볼까… 예산 반영이 관건
최근 금정경찰서는 운전자가 터널 진입 전에 내부 상황을 볼 수 있는 영상전광판 설치를 부산시에 건의했다. 정체나 사고 발생 등 상황을 비추는 전광판을 설치해 운전자가 미리 다른 경로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금정서 관계자는 “동서고가로 확장 램프 등 다른 곳에 설치한 영상전광판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부산시는 행정안전부에 영상전광판 설치를 위한 예산 3억원을 신청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오늘(12일) 행안부 관계자에게 영상전광판 설치 필요성을 알리는 설명회를 연다”며 “정체가 심하고 사고 땐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도 커 추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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