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청 파문에 정순신 청문회…與野, 상임위마다 지뢰밭

오주연 2023. 4. 1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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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본회의 양곡법 재표결 앞두고
민주 "與 중재안 의미 없어…재의결"
간호법·의료법 직회부 이어 정쟁 현안 쌓여

여야가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를 전후로 열리는 각 상임위원회마다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해 간호법, 의료법 등 법안뿐 아니라 최근 미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 일본의 외교청서 문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 등을 두고도 관련 상임위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여 이번 주 후반까지 상임위 곳곳은 정쟁 지뢰밭이 될 전망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2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용산 대통령실 등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도·감청과 관련해서는 외통위뿐만 아니라 정보위원회도 열릴 예정이며 현재 국방위원회 개최도 여야 협의 중이다. 민주당은 도청의 실체 여부 등 사실조사를 국회 차원에서 최대한 진행하고 사실이라면 재발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동맹의 핵심 가치는 상호 존중과 신뢰"라면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을 땐 모으더라도, 잘못은 단호하게 지적하는 것이 성숙한 동맹"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미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이 일파만파인데 정부는 의혹을 규명하기보다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틀어막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정부는 도청 의혹 실체를 낱낱이 파악하고, 사실이라면 미 정부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서두르겠다"면서 "대통령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 조치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이번 도청 논란과 관련해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대 친윤계 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언론에 (미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보도가 되고, 대통령실에서도 발표가 있었지만 상당수 문건이 조작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미국 정부가 지금 진상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파악이 되면 한미간에 정보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3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표결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대치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결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정했고, 국민의힘 역시 '재의결시 부결'을 당론으로 결정한 상태라 한 치 물러섬 없는 신경전이 예상된다. 같은 날 다뤄질 간호법, 의료법 등의 쟁점 법안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전날 여권이 제시한 중재안에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간호법 제정안의 명칭을 '간호사 처우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으로 바꾸고, 간호사 업무 관련 내용은 기존 의료법에 존치하는 것을 요지로 한 중재안을 냈다.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의사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범죄를 '모든 범죄'에서 '의료 관련 범죄, 성범죄, 강력범죄'로 구체화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그러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민주당은 쌀값 안정화와 식량 자급을 위한 양곡관리법 재표결과 함께 간호법과 의료법 등 민생법안들도 내일 본회의에서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정부·여당이 내놓은 뒷북 중재안은 상임위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한 법안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면서 "법안 심사와 여야 협상에서 이미 검토가 끝났던 내용을 조금 바뀐 것처럼 포장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어 "본회의를 코앞에 두고 갑자기 의미 없는 중재안을 운운한다"며 "민주당은 해당 민생법안들을 본회의에서 분명히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4일에는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관련 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지난달 31일 당사자인 정 변호사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아 파행됐는데, 이번에도 정 변호사는 또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정 변호사가 14일로 예정된 청문회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면서 "이와 관련한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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