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21세기형 가족과 지역공동체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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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한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가족, 학교, 이웃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재구성은 미래의 대안적 복지이자 사회 운영의 중요한 원리가 될 수 있다.
또한 조부모는 외로운 노후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으로부터 자신들의 건강과 돌봄을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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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한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가족, 학교, 이웃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한때는 그랬다. 가족과 마을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던 시절에는 아이의 양육을 함께 담당해 줄 집안의 어른들과 친척들, 이웃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사회 안전망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구가 대세가 되어버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초저출산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던 대가족과 지역공동체가 사라지면서 개인에게 모든 역할과 책임이 집중되고 있다. 오늘날 육아 부담은 오롯이 여성 한 사람의 몫이 되어버렸다. 엄마는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과 육아, 그리고 맞벌이까지 감당해야 한다. 집안 어른, 친척, 이웃들이 분담했던 육아 부담이 모두 엄마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편들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며, 부모님께 효도하고,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도 되어야 한다. 한 가지 역할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데 남성이건 여성이건 너무 많은 역할을 떠맡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멀티 롤(multi-role)’이 인생 전반에 걸쳐서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업들이라고 할 수 있는 취업, 결혼, 육아, 승진, 내 집 마련 등 그 무엇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과업들이 전부 30대에 몰려있다. 만약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산다면 적어도 결혼, 출산, 육아 등의 과업이 사라지면서 다른 곳에 보다 많은 개인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현실이 이러하다 보니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의 미혼과 만혼 현상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결국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조금이라도 반등시키기 위해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육아와 양육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재구성은 미래의 대안적 복지이자 사회 운영의 중요한 원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옛날 농업사회에 특화되어 있던 대가족 제도나 지역공동체 사회로 다시 돌아가자는 의미는 아니다. 21세기의 가치관과 우리나라 주거 문화에 맞는 새로운 가족제도와 공동체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21세기형 가족과 지역공동체 재구성의 첫 번째 조건은 조부모, 부모, 손자 등 3대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의 마련이다. 3대가 함께 거주하면서 상호연대와 돌봄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3대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주거 단지나 마을을 조성해 마을 공동체로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통사회의 마을과 같이 공동주택 단지의 구성을 강화하고, 공유공간을 확충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주거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한 개인에게 모든 육아와 양육, 돌봄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3대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30대, 40대 맞벌이 부부들은 육아와 양육, 집안 살림 등에 있어서 조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 또한 조부모는 외로운 노후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으로부터 자신들의 건강과 돌봄을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용석 KAIST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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