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배틀로 美군사정보 유출?'…"채팅방 말싸움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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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기밀 문건이 온라인상에 대거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밸링켓 팀은 최근 유출된 미군 기밀 문건의 기원을 추적했고, 그 결과 자료의 원출처가 SNS 플랫폼 '디스코드'의 한 게임 관련 채팅방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가 기밀 정보가 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기밀 정보도 러시아계 폐쇄형 SNS '텔레그램'에 다수 유출돼 양국 군사 당국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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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급 기밀 접속 권한자만 125만명
2021년 영국·프랑스 군사기밀 유출 전례
미군 기밀 문건이 온라인상에 대거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건 중에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 도·감청 자료로 추정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기밀 문건이 최초로 유출된 곳이다. 네덜란드계 오픈소스 분석 매체 '밸링켓'은 자료의 원출처가 '게임 채팅방'이라고 지목했다. 커뮤니티 이용자끼리 말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한 유저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밀 자료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력이 막대해지면서 이제는 국가 안보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밸링켓은 지난 9일(현지시간) "디스코드로부터 4챈(Chan)까지: 미국 정부 유출의 믿을 수 없는 여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밸링켓 팀은 최근 유출된 미군 기밀 문건의 기원을 추적했고, 그 결과 자료의 원출처가 SNS 플랫폼 '디스코드'의 한 게임 관련 채팅방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게임 관련 채팅방은 국내에도 유명한 게임 '마인크래프트' 유저들이 모인 곳으로, 이용자는 약 90만명에 달한다. 기밀 자료가 처음 유출된 시기는 지난 1월13일이다.
당시 이 커뮤니티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과를 두고 일부 이용자끼리 일명 '키배(키보드 배틀의 준말·온라인 유저들 사이 말싸움을 이르는 인터넷 용어)'가 벌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한 유저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군 기밀 문건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이 문건은 곧 '레딧', '4챈' 등 다른 유명 커뮤니티로도 확산했고, 결국 국방부와 백악관도 뒤늦게 사실을 인지했다. 미 펜타곤은 이번 유출에 대해 "최근 벌어진 미국 기밀 유출 가운데 가장 중대한 건 중 하나"라고 시인했다.
2021년 영국·프랑스 군사정보도 게임 커뮤니티에서 유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가 기밀 정보가 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는 영국, 프랑스군의 전차 관련 정보가 온라인상에 유출돼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기밀이 유출된 곳은 2012년 출시한 게임 '워썬더' 관련 커뮤니티로, 이 게임은 실존하는 전차·항공기 등으로 전투를 치르는 내용을 담았다. 유출자들은 전·현직 군인으로, 게임 내에 묘사된 자국 군사 장비의 제원이 실제와 다르다면서 기밀 문건을 유포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기밀 정보도 러시아계 폐쇄형 SNS '텔레그램'에 다수 유출돼 양국 군사 당국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런 곳에서 유출된 자료들은 실제 전장에 혼란을 줄 목적으로 일부러 가짜 정보나 합성된 사진 등을 끼워 넣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전의 영역이 각국 정보국뿐만 아니라, 일반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도 기밀 문건 최초 유포자를 수색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美 1급기밀 접속 권한 125만명…'자기과시용 유포' 위험
영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미군 기밀 문건 유출자는 별다른 이유 없이 그저 과시용으로 유포했을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미국의 1급 기밀 문건 접속 권한을 가진 공무원은 약 125만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밸링켓은 "(정보가 유포된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전쟁에 관심이 없다. 대부분은 '콜 오브 듀티(미국의 유명 전쟁 게임)'를 하고, 음성 채팅을 하며, 밈(meme)이나 공유하는 젊은이들이거나, 일부는 10대였다"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번 유출의 주원인을 '미국 정부의 부주의한 기밀 취급'으로 지목하며, "가짜정보나 러시아의 해킹 같은 의혹보다 더 걱정스러운 진실"이라고 평가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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