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금속활자 '직지' 반세기만 일반공개…"다른 한국자료와 비교 연구"

김희윤 2023. 4. 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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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하 직지)가 약 반세기 만에 대중에게 공개됐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11일(현지시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회 개막 하루를 앞두고 열린 언론 초청행사에서 직지심체요절 하(下)권을 공개했다.

앙젤은 이전부터 한국 기관과 협업해 직지를 물리적,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를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보관 중인 또 다른 한국 자료와 비교·대조하는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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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립도서관, 이달부터 3개월 간 직지 실물 일반 공개
韓 전시계획에는 "드릴 말씀 없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하 직지)가 약 반세기 만에 대중에게 공개됐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소재의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直指)' 공개 특별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IMPRIMER! L'EUROPE DE GUTENBERG)' 사전공개회에서 반세기 만에 일반에 공개되고 있는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 2023.4.12 [사진제공 = 문화재청]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11일(현지시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회 개막 하루를 앞두고 열린 언론 초청행사에서 직지심체요절 하(下)권을 공개했다. 이 전시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개최된다.

그간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직지심체요절이 대중에 공개된 것은 1973년 '동양의 보물' 전시회 이후 반세기만이다.

이날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로랑스 앙젤 관장은 한국 문화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앙젤은 이전부터 한국 기관과 협업해 직지를 물리적,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를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보관 중인 또 다른 한국 자료와 비교·대조하는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앙젤 관장은 "공동의 역사인 직지의 중요성, 그리고 당시 기술을 더 잘 이해하는데 직지의 역사를 인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과학적인 작업을 국제적인 지평에서 장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직지 하권은 조선 주재 프랑스 공사를 지냈던 콜랭 드 플랑시가 조선에서 구입해 프랑스에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으로 두 차례 조선에 머무르며 다양한 고서를 수집했던 그는 직지의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봤던 것으로 보인다.

직지의 존재가 대중에 알려진 건 1900년 4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였다. 2012년 한국멀티미디어학회지에 실린 '직지의 전존 경위' 보고서 등에 따르면 당시 박람회 현장을 둘러본 사람들은 한국 인쇄술의 역사를 다룬 책들을 전시한 진열대에 주목했다. 바로 직지가 전시된 공간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만국박람회 이후 경매에 나온 직지는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1854∼1943)의 손에 넘어가게 됐고, 그가 사망한 뒤 1950년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됐다. 도서관에 등록된 분류명은 '한국책 109번'이었다.

한동안 도서관 수장고 보관돼 있던 직지가 다시 주목받은 건 1972년이다.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근무하던 박병선(1923∼2011) 박사가 자료를 분류하고 해제하던 중 직지를 발견했고, 제1회 '세계 도서의 해'를 기념해 열린 전시에 소개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금속활자로 인쇄된 가장 오래된 서적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도 이 전시의 영향이 컸다.

당시 프랑스 국영 제1TV는 직지가 "구텐베르크의 발명(구텐베르크 성서를 뜻함)보다 78년 앞선다"며 "우리는 금속활자의 영광을 이제 동양의 한 나라(한국)에 돌려줘야 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이듬해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열린 전시회 '동양의 보물' 역시 직지를 귀중한 책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다.

직지는 현재 세계 인쇄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구텐베르크 성서(1455년)보다 78년 앞선 인쇄본이다. 직지는 상·하 2권으로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만 남아있다.

앙셀 관장은 한국에서 직지를 전시할 수 있는지 묻는 말에 "희귀 고서는 해외 전시를 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지난 2011년에 보유하고 있던 ‘외규장각 의궤’를 영구 대여 방식으로 한국에 전달했다. 해당 문서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강화도에서 약탈한 것이다. 그러나 직지는 반출 경로가 명확해 국제적으로 반환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직지의 한국 전시를 위해 여러 번 대여를 요청했으나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한국이 직지를 압류하지 않겠다는 법적인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하라고 요구해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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